오랜만에 테니스장에 갔다.
두 달 전 내가 119를 불러 응급실로 모셨고, 서울 사는 자녀들이 오기까지 총 7시간을 곁에 있었던 고문님이 테니스장에 나오셨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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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응급실에서 검사를 받았을 때 의사는 임시 보호자인 내게 부정적인 진단결과를 알려줬다.
응급실에서 고문님께 복음을 전했고 손을 붙잡고 기도하긴 했지만 의사표시도 제대로 하실 수 없는 형편이라 거기까지라고만 생각했다.
나중에 자녀들이 도착하고 자녀들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들었을 땐 다시 건강을 회복하고 테니스장에 나오시는 건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런데 의사도 인정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고문님이 의식도 돌아오고 걸어서 다니실 정도까지 회복한 것이다.
오늘 테니스장에서 아드님을 만났는데, 다시 내게 아버님을 살려주신 은인이라며 감사인사를 했다.
나는 고문님의 손을 잡았다.
“고문님, 저 기억하시겠어요”
고문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기도 한번 하겠습니다.”
그동안 테니스장의 다른 목사님이 복음을 전했고 교회에 다니기는 힘들지만 예수님을 믿겠다는 의사표시를 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의자에 앉은 고문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사진처럼 가까운 오른손을 잡았더니 고문님이 왼손으로 내 손을 감쌌다.
나는 고문님을 다시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기도를 하는데 눈물이 나와서 말을 잘 잇지 못했다.
어찌어찌 기도를 마쳤더니 고문님이 “아멘!”이라고 따라했다.
“또 뵙겠습니다.”라고 인사하고 돌아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