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이라기보다 초겨울이라고 해야 맞을 날씨가 시작됐다.
그래도 보일러를 켤 정도는 아니어서 낮은울타리 식구들의 발이 시리지 않도록 실내화를 꺼냈다.
전날 한 식구로부터 주중에 무리한 일정이 있어서 허리와 무릎의 통증으로 당분간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예배에 참석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예전부터 허리 통증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는데 서울의 장례식장에 승용차로 하루만에 다녀온 것이 큰 무리가 되었던 모양이다.
나는 아쉬움에 “너무 무리되는 일정인데 조의금만 보내지 그러셨어요.”라고 말씀드렸더니 그럴 수 없는 집안 장례였다고 답했다.
일단 건강이 우선이니 마음에 부담갖지 마시고 치료에 전념하시도록 말씀드렸다.
11시 15분 전쯤 되었을 때 식구들이 도착해서 커피를 내리고, 쌀을 씻어서 전기밥솥에 안치고, 간식을 먹으며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다.
새식구도 시간에 맞춰서 왔다.
설교 본문은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세 번 물으신 내용이다.
기독교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고 여러 번 설교로 들어봤을 이 유명한 사건이 왜 요한복음에만 기록되었는지 먼저 설명하고, 본문에 대한 설교를 했다.
예배후에는 허리와 무릎 통증으로 한동안 예배에 참석하기가 어려운 식구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 것인지 의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의논한 내용을 그 식구에게 알렸는데 내 예상대로 정중히 사양했다.
그저 기도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