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신자 여성들과 성경공부 – 아브라함을 부르심(6)

“아브라함이 사람들 앞에서 소돔 왕이 준다는 많은 재물을 거부하고 돌아서는 모습은 정말 폼이 났습니다. 그러나 정말 폼만 났을 뿐입니다. 아브라함이 자기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아브라함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인데 말입니다”
“받지 않은 걸 후회했을까요? 조금 허탈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아마도 그랬겠죠. 아브라함도 사람이니까요. 자기들을 구했다며 환호했던 그 땅의 사람들도 없어지고 자기 땅 한 뼘 없는 나그네의 자리로 돌아갔을 때 아브라함도 허전했을 겁니다. 하나님이 그 마음을 아시고 다시 나타나셨습니다. 전에 조카 롯이 좋은 땅을 차지하고 떠났을 때도 나타나셔서 아브라함을 위로하셨던 하나님이 비슷한 타이밍에 또 나타나신 겁니다. 아브라함의 마음을 헤아려 주신 하나님은 참 좋으신 분이시죠? 만약 하나님이 아브라함의 마음만 헤아려 주셨다면 이걸 성경에 기록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성경은 읽고 성경의 위인들을 부러워 하라는 책이 아니라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관심과 사랑이 성경을 읽는 우리에게도 향해 있다는 걸 증거하는 책입니다”

“하나님은 ‘내가 너의 상급’이라고 하셨습니다. 전리품을 얻지 않은 아브라함의 전리품이 되어주시겠다는 겁니다. 또 하나님은 ‘너의 방패’라고 하셨습니다. 이게 참 묘한 정치적 역학인데요. 아브라함이 가나안 주민들을 구하긴 했지만 이젠 가나안 주민들이 아브라함을 그냥 가나안 산지를 떠도는 유목민 정도로 생각하지 않는 겁니다. 언제든지 자기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한 거죠. 아브라함도 눈치가 있으니 그런 분위기를 감지했을 겁니다. 아브라함의 불편함을 헤아리시고 ‘내가 너의 방패가 되어 주겠다, 내가 너를 지켜 주겠다’ 말씀하신 겁니다. 아브라함의 마음 속 깊이 있는 걸 건드려 주신 거죠. 하나님은 그런 분이십니다”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시자 아브라함은 솔직히 자기에게 가장 중요하고 심각한 소원을 하나님께 아룁니다. 아브라함에게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식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고대 사회에서 아들은 너무도 중요한 부분이잖아요? 그런데 아브라함에게는 아들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재산이 많다고 해도, 전쟁에서 이기고 영향력이 크다고 해도, 하나님이 지켜 주신다고 해도 아쉽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한 부분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자손을 약속하셨습니다. 창세기 15장 6절에 보면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말씀하시면 그걸 그냥 그대로 순수하게 믿었습니다. 하나님은 그걸 기뻐하셨고, 그걸 아브라함의 의로 여기셨다고 했습니다. 기독교의 의는 사람이 얻어내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부여해 주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 기독교를 접한 사람들이 이 개념에 적응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하나님은 또 가나안 땅을 줄 것이라 약속하셨습니다. 자손을 주시겠다고 할 때에는 그냥 믿었던 아브라함이 이번에는 그걸 어떻게 알겠느냐며 하나님께 여쭈었습니다. 아브라함이 증거를 요구한 것입니다. 일종의 계약서 같은 거죠. 하나님은 제물을 가져오라고 하셨습니다. 아브라함 시대에 계약은 지금 우리가 하는 계약처럼 문서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제물을 잡아 반으로 쪼갭니다. 그리고 계약의 당사자가 그 쪼개진 제물 사이로 함께 지나갑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냐면 계약을 위반하면 이 제물처럼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당시의 계약은 목숨을 건 맹약이죠. 아브라함이 제물을 준비해서 반으로 쪼개면 누가 그 사이로 지나가야 합니까?”
“아브라함과 하나님요”
“그런데 제물 사이로 지나간 건 하나님 뿐이었습니다. 창세기 15장 17절에 보면 ‘횃불이 쪼갠 고기 사이로 지나갔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이 불의 모습으로 나타나셔서 혼자 지나가셨습니다. 이게 하나님이 하신 계약의 아주 독특한 부분입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앞에 불러 놓고도 그렇게 하신 이유가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하나님께 ‘이렇게 하겠다, 저렇게 하겠다’ 약속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그 약속을 제대로 지킨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많이 없을 것 같은데요”
“예, 맞습니다. 사람은 감히 하나님과 약속을 했더라도 연약해서 그 약속을 지킬 수가 없습니다. 쪼갠 고기 사이로 지나갔다간 얼마 지나지 않아 죽임을 당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혼자만 지나가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죽지 않는 분이시니까 생명을 담보로 한 게 아니라 존재를 걸고 약속을 지키겠다고 하신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브라함은 정말 감격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은 모든 믿는 자에게도 유효합니다. 전에 설명을 드렸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영적으로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요. 그들은 물리적인 가나안 땅을 얻는 게 아니라 천국을 얻게 됩니다. 어떻게 천국을 얻을 수 있을까요?”
“하나님이 주셔서요?”
“예, 사람은 천국을 얻을 수 있는 계약의 행위를 할 능력이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이 하셨던 약속을 지키시기 때문에 사람이 천국을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