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전도해도 되나요?”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지금 완전 비신자의 상태에서 격주로 겨우 시간을 맞춰서 성경공부를 하는 분이 ‘전도’를 말하다니.
“전도요? 좋지요. 생각하시는 분 있나요?”
“예, 아는 언니인데 그 언니도 약간 공황장애 같은 게 있어서 제가 같이 노래 배우자고 해서 배우고 있거든요”
“노래 좋지요. 제가 자가격리로 힘들어 하고 있을 때 한 글을 봤는데, ‘마지막으로 노래한 게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춤을 춘 게 언제인가?’였어요. 생각해 보니 ‘저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찬송가와 복음성가만 불렀던 것 같아요. 옛날 길보드차트라고 리어카에서 최신 유행곡이 계속 나왔으니 후렴만 알아듣는 정도였거든요. 가사를 외워 부르는 노래가 없어요. 그래서 노래방을 가면 가곡만 불렀죠. 같이 간 사람들이 중간에 재미없다고 꺼버려요. 춤은 초등학교 때 주일학교 다니면서 율동한 게 마지막인 것 같아요. 제가 인생을 잘못 살았구나 반성했습니다. 같이 노래 배우고 부르는 것 참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언니 분을 전도하고 싶으세요?”
“예, 같이 성경공부하면 좋을 것 같아서요”
“예, 전도 많이 해주세요. 저는 이런 모임을 더 만들고 싶거든요. 비신자들이 편하게 성경을 배우고 질문도 할 수 있는 모임요. 그래서 이름이 ‘낮은울타리’예요”
“그럼 저희 남편도 좀 만나 주세요”
“좋지요. 그런데 남자들이 숫기가 없어서 만나고 이야기하는 걸 너무 힘들어 해요”
“그러게요”
“먼저 부부동반으로 이웃처럼 만나서 얼굴을 익히고 대화를 좀 하고 나면 어색한 게 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기회를 만들어야겠네요”
“예, 만들어 주세요. 저는 남자들 만나는 것 좋아합니다. 사실 남자들이 자기 속을 들여다 볼 시간도 없이 바쁘게 사니까요. 어느덧 나이들고 아이들은 떠나는데 그때 지난 날을 후회하면서도 그 후회조차 표현하지 못하는 게 남자예요. 남자들이 보통 술의 힘을 빌려 자기 이야기하곤 하는데, 좀더 일찍 인생이야기, 자기 속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대상과 기회가 필요한 것 같아요”
이분들에게서 주변 사람들을 만나달라는 이야기가 나오다니.
가슴이 설렌다.
그동안의 수고가 헛되지 않았구나 싶다.
누가 내 가슴을 쓸어내려주고, 등을 토닥거려주는 느낌이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