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신자 여성들과 성경공부 – 쌍둥이 에서와 야곱(3)

“에서와 야곱이 쌍둥이라고 하니까 어린 이미지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에서가 익숙한 사냥꾼이라고 인정받을 정도이고 이삭의 입맛을 사로 잡을 정도라면 제법 나이가 들었습니다. 당연히 다음 족장에 대해 신경전을 벌이게 되었겠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형제라면 서열이 확실하겠지만 발꿈치 잡고 잡힌 쌍둥이 동생이라면 그 간발의 차이가 너무 아쉽지 않겠습니까?”
“그러네요”
“야곱이 뭔가 특별한 계략을 준비했습니다”

“에서가 사냥하고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야곱이 죽을 쑨 겁니다. 들판에서 짐승을 쫓아 돌아 다녔으니 피곤하고 배도 고프겠죠. 에서가 죽을 보고 ‘내가 좀 먹자’ 했습니다. 때를 놓치지 않고 야곱이 에서에게 ‘죽을 먹으려면 형의 장자의 명분을 내놓으라’고 했습니다. 족장을 이어 받을 수 있는 ‘장자권’이 형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고 팔 수 있는 물건도 아니거든요. 에서도 당연히 그걸 알았으니 자기가 야곱의 죽 한 그릇 얻어 먹었다고 한들 장자권이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겠죠. 그래서 ‘그래, 너 가져라. 그럼 내가 이거 다 먹는다’하며 먹은 거예요”

“그런데 나중에 보면 장자권을 정말 야곱이 차지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야곱이 죽 한 그릇으로 장자권을 정식으로 구입한 것일까요?”
“좀 이상한데요. 그렇게 사고 팔 수 있는 건가요?”
“당연히 아니죠. 그런데 이들의 대화만 보고 그렇게 오해할 여지가 있다는 거죠”

“리브가가 쌍둥이를 임신했을 때를 기억해 보세요. 그 때 하나님이 뭐라고 하셨죠?”
“어린 자가 더 크게 될 거라고요”
“맞습니다. 그럼 누가 족장이 된다는 건가요?”
“동생요”
“쌍둥이가 태어나서 누가 더 남성적인지 누가 더 사냥을 잘하는지 전혀 드러나지도 않았을 때 하나님이 이미 동생을 족장으로 택하셨습니다. 그러면 야곱은 어떻게 하면 되나요?”
“그냥 기다리면 되겠지요”
“맞아요. 그런데 야곱은 기다리지 못하고 인간적인 술수를 쓴 겁니다”

“야곱은 자기가 계략을 잘 세우고, 죽으로 장자권을 산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큰 착각이죠.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수고하고, 노력하고, 고민하고, 애써서 잘하는 것 같고 여기까지 온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하나님이 택하시고 베풀어 주시는 은혜로 사는 겁니다”

“에서는 에서대로 그릇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장자권을 너무 가볍게 여긴 겁니다. 자기 배가 고프다고, 장자권을 죽 한 그릇에 ‘너 가져라’ 식으로 말해 버렸으니까요. 하나님이 가나안 땅에서 아브라함을 통해 이어내려 가시려는 구원의 계획이나 이런 건 아무 관심도 없고, 당장 내 배를 채우기 급급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것도 우리에게 있는 모습이죠. 하나님께서 내 삶을 통해 이루실 일을 생각하기 보다 내 욕심대로, 지금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길 바라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속상해 하고, 하나님을 원망하고 심지어 부인하기도 하니까요”

“간혹 ‘에서처럼 장자권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야곱처럼 간절히 사모하자. 그러면 주신다’라고 적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간절히 사모하는 건 좋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여기서는 오히려 하나님이 이미 수십 년 전에 정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헛 짓을 하는 사람의 어리석음을 보여 줍니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실하게 그 약속을 지키시며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을 드러내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갈팡질팡하는 우리들도 하나님의 은혜 안에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되죠”

“여기서 정말 주의해야 할 것은 그렇다면 에서가 택함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에서와 에서의 후손은 다 지옥에 가는 것인가? 아닙니다. 야곱이 택함 받은 것은 하나님이 예수님까지 이어지는 혈통으로 택하셨다는 것입니다. 에서와 에서의 후손도 하나님이 주시는 햇빛과 단비의 은혜를 받으며 일상을 살아갑니다. 에서의 후손도 예수님을 믿으면 구원 받습니다. 야곱의 후손도 예수님을 믿지 않으면 구원 받지 못합니다. 구원은 혈통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받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목사나 장로의 딸이라고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보살의 아들이라도 예수님을 믿으면 구원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