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하면서 만난 이웃

낮은울타리는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하는 날이 화요일 오전이다.
오전 10시까지라고 되어 있지만 9시 30분부터는 거의 정리 분위기라 더 늦으면 정리하시는 분들께 민폐를 끼치게 된다.
화요일 아침이면 먼저 재활용 쓰레기를 정리해서 버려야 한다.

오늘도 분리해 놓은 쓰레기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낮은울타리는 배출되는 쓰레기 양이 많지 않아 시장 바구니 하나 정도에 다 넣을 수 있다.
손에는 종이 쓰레기 뭉치를 들고 한 손에 플라스틱과 비닐을 모은 주머니를 들었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역시 쓰레기를 한 다발 들고 위층에서 내려오는 할머니 한 분이 계셨다.
“안녕하세요?” 했더니, 그분도 “안녕하세요?” 했다.

1층에서 내리려는데, 그분이 “쓰레기가 그것 뿐이면 저에게 주세요” 했다.
손에 잡은 종이 뭉치를 보고 하신 말씀이다.
나는 주머니를 가리키며 “이것도 다 쓰레기입니다”라고 했다.
“그것만 버리고 바로 출근하시는 줄 알고…”
“말씀이라도 그렇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말투가 부산 분이 아니시네요”
“예, 충청도 사람이예요”
“아, 그러세요? 저도 고향이 논산입니다”
“아, 그래요? 저는 신탄진과 대청댐 부근이예요”
“신탄진과 대청댐을 들어는 봤지만 어딘지는 잘 모릅니다. 논산은 어릴 때 시골이라 방학 때만 잠시 갔었거든요”
“저는 딸네 아이 봐주러 왔어요”
“그럼 충청도로 다시 가셔야 하나요?”
“아뇨, 저희 집도 달맞이 고개에 있어요”
“완전히 다 내려오신 거네요”
“예”

대화하는 동안 쓰레기를 버리고 다시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돌아왔다.
“올라가십시오”
“안녕히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