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의 만남

목사는 토요일에 주일 예배를 준비하느라
긴장되고 여유없이 보낼 때가 많다.
그래서 대부분의 목사들이 토요일에 약속을 잡지 않는다.

그러나 목사도 인간이다.
왜 고민하는 게 없고, 답답한 게 없고, 털어놓고 싶은 게 없겠는가?
고등학교 친구를 토요일 오후에 만나
바닷바람을 쐬며 밤까지 인생 얘기를 나눴다.
내가 요즘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했다.

담배를 한 대 피고 온 친구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덕분에 색이 예쁜 여름 음료를 주문했다.
음료는 너무 예쁘고 시원했지만,
우리가 나눈 인생은 전혀 시원하거나 예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