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잘 보내십시오”

태풍 힌남노 때문에 낮은울타리의 새시를 점검하고 안전하게 하기 위해 이른 저녁을 먹고 낮은울타리로 향했다.
아파트 단지 안에 일주일에 한 번 천막을 치고 돈가스를 파는 가게가 평소보다 일찍 정리를 하고 있었다.
지나가며 “오늘은 일찍 정리하시네요”라고 인사를 했다.
사장님이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한 나를 쳐다 보시더니 이내 알아보시고 “예, 오늘은 태풍 때문에 일찍 정리합니다”라고 답했다.
“안전하게 잘 정리하시기 바랍니다”라며 걸음을 떼는데, 내 뒤로 사장님이 “명절 잘 보내십시오”라고 인사를 했다.

순간 깨달았다.
이분들은 매주 월요일에 오시니까 명절 전에는 마지막 만남이고, 다음 월요일이 연휴라 두 주 뒤에나 만날 것이다.
나는 낮은울타리에서 먹을 음식을 좀 챙겨가는 중이었는데 그 중 냉장고에서 시원하게 한 두유 2개를 빼들고 돌아섰다.
“두유를 좋아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두 분 드십시오”
“아이고, 감사합니다”
태풍예보로 발걸음이 뜸했으니 오늘 매상이 좋을 리 없다.
그저 작은 음료지만 시원하게 드시고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명절 잘 보내십시오”하고 가던 길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