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토크를 앞두고 스태프가 점심식사를 할 식당으로 생각했던 곳은 북토크 장소 바로 앞에 있는 초밥집이었다.
부랴부랴 준비를 마치니 다들 허기가 졌다.
권오성 목사님은 서울에서, 이신혜 전도사님은 대전에서 이른 아침에 출발해서 부산역에 오전 10시에 도착하도록 왔으니 당연하다.
아무 생각없이 식당 앞에 갔는데 ‘금일휴업’이라 적혀 있었다.
주변 식당도 쉬는 곳이 많았다.
여기저기 다니며 식당을 찾다가 선택의 여지가 없어 지하 중국집으로 내려갔다.
메뉴판을 보며 자기 입맛에 맞게 주문하려는데 주인장이 “여러가지 시키면 면이 붓습니다”라는 바람에 거의 볶음밥으로 통일됐다.
감사하게도 작은 탕수육을 시켰는데 우리 동네 큰 사이즈로 나왔다.
음식을 거의 비우고 북토크에 모든 힘을 쏟을 준비를 마쳤다.
20분 전쯤 되었을 때 한 분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접수는 이신혜 전도사님이 맡았다.
노란 종이에 이름을 적어 행운권 추첨함에 넣고, 기독교인인지 비기독교인인지 스티커를 붙이도록 하고, 질문지를 작성하고, 음료를 주문하도록 도왔다.
가장 먼저 ‘대화로 푸는 성경’을 공부한 비신자분들을 소개해 주신 장유호산나교회의 박정희 집사님이 오셨다.
박정희 집사님은 해운대에 살고 있는 비신자인 후배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길 늘 기도했는데 내가 해운대에서 비신자에게 복음을 전하고 성경을 공부하는 일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연락을 해오셨다.
많은 분들이 어떻게 비신자 성경공부팀이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궁금해 하는데, 박 집사님이 직접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 초대했다.
내가 “드레스코드가 있습니다. 노란색 아이템을 하고 오셔야 합니다.”라고 했더니 노란색 스카프를 하고 오셨다.
그 외에도 오후 2시 전에 오신 분들과 차례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다들 나와 이런저런 사연으로 인해 찾아와 주신 고마운 분들이다.
가장 멀리서 온 참석자는 제주도에서 제이홈처치를 목회하는 이강혁 선교사님이다.
이 선교사님은 부산에 사는 비신자 지인을 북토크에 초정하기 위해 일부러 제주도에서 먼 걸음을 했다.
한 영혼을 향한 뜨거움의 정도를 헤아려 볼 수 있다.
드디어 오후 2시가 되었다.
각종 노란색 아이템으로 채워진 장소에 총 15명이 모였다.
사회를 맡은 정민교 목사님이 시작을 알렸다.
첫 순서는 권오성 목사님의 ‘노래’였다.
‘찬송’이라고 하지 않은 이유는 비신자를 위한 배려였다.
준비모임을 하면서 일부러 찬송가나 복음성가를 부르지 않기로 했다.
노래를 맡은 권오성 목사님의 첫곡은 노사연의 ‘만남’이었다.
북토크 장소 답사를 왔을 때 감천마을에서 CCM 버스킹도 잘해서 관광객의 주목을 받았던 권 목사님은 이런 자리가 처음이어서 많이 어색했던 것 같다.
찬양인도자 목사가 청중 앞에서 대중가요를 부르는 게 익숙하면 더 이상하긴 하다.
그런데 참석자들이 목소리를 맞춰 함께 부르기 시작했다.
“사랑해, 사랑해 너를, 너를 사랑해”
나중엔 큰 소리로 함께 불렀다.
다듬어지지 않은 떼창인데 뭔가 울컥하는 것이 올라왔다.
우리가 언제, 어디서 “너를 사랑해”라고 이렇게 크게 외칠 수 있었단 말인가.
듣고 싶은 말도, 하고 싶은 말도 ‘사랑해’인가 보다.
두 번째 노래는 ‘너를 선택한다’라는 곡이었다.
이 노래도 기독교적 단어가 전혀 없지만 복음적 메시지는 담고 있는 곡인데, 나도 북토크 준비모임을 하며 이번에 처음 들은 곡이다.
그런데 이 노래를 부를 때 제주에서 온 이강혁 선교사님과 동행한 비신자가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예수님이 마음문을 두드리시나 보다 생각했다.
노래로 하나가 되고, 노래로 따뜻해지며 북토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