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교회, 성경에 대해 궁금한 것 있으면 질문해 보십시오.”
“음…”
멀리서 오시긴 했지만 금방 질문이 나오고 말문이 터지진 않았다.
이럴 땐 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낫다.
“교회에 가면 사람들을 뭐라고 부르지요?”
“뭐라하지?”
“죄인이라 안카나.”
“아, 맞다. 죄인.”
“맞습니다. 죄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죄인이란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어떠세요?”
“안좋지요.”
“그런데 교회는 와 ‘죄인’이라캅니꺼? 기분 정말 안좋습니더.”
“오늘 교회는 왜 사람들을 죄인이라 하는지 그 설명을 드리고 싶습니다.”
“보통 우리가 ‘죄인’이라 하면 누구를 그렇게 부르지요?”
“죄 지은 사람요.”
“맞습니다. 법을 어긴 사람을 죄인이라고 부릅니다. 사람이 사는 사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얽히고 설켜 살기 때문에 안녕을 위해 질서가 필요합니다. 이 질서를 지켜주는 것이 법과 도덕입니다. 법은 그걸 어기면 사회가 위험해지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기준으로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차별없이 적용됩니다. 도덕은 남에게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니고 지키면 상대방을 존중하며 화목하게 사는 좋은 사회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이지요. 도덕도 법과 같이 모든 사람의 기준이 같을까요?”
“아닌 것 같은데요.”
“예, 법은 하나의 기준이지만 도덕은 각각 기대치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좀 충돌이 생기기도 하지요. 어르신들은 젊은이들을 볼 때 예의와 버르장머리가 없는 것 같고, 젊은이들은 어르신들이 자기 것을 강요하는 꼰대라고 여기지요.”
“맞아요. 요즘 사는 게 힘들어요.”
“법과 도덕이 있는데 무엇을 어겨야 죄인인가요?”
“법이요.”
“예, 맞습니다. 법을 어겨야 사회에서 ‘죄인’이라고 부릅니다.”
“도덕을 어기면요?”
“에… 그냥 나쁜 놈?”
“ㅎㅎ 예, 동네에서 나쁜 놈이라 부르지요. 하지만 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법을 어긴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보통 ‘죄인’은 처벌을 받을 만한 아주 엄격한 기준을 어긴 사람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죄인’이라고 하면 기분이 나쁜 겁니다.”
“맞아요.”
“그런데 교회에서는 똑같은 ‘죄인’이란 말을 쓰지만 의미가 다릅니다. 교회에서는 어떤 법을 어기는 행동을 했기 때문에 죄인이라고 부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세상 만물을 누가 만들었다고 하지요?”
“하나님이요.”
“예, 하나님이 세상도 만들고 사람도 만드셨습니다. 세상은 하나님께 순종하도록 만들어지고 아주 독특한 존재인 사람은 하나님께 순종도 하지만 하나님과 더불어 살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하나님을 떠났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을 떠난 사람의 ‘상태’를 ‘죄인’이라고 합니다.”
“아~”
“평소 우리는 죄를 범한 행동이 있어야 ‘죄인’이라고 하는데, 성경은 하나님을 떠난 모든 사람의 상태를 가리켜 ‘죄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교회에서는 모든 사람을 향해 ‘죄인’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 그런 사정이 있었네요. 이래 설명해 주시니 이해가 되네요.”
“그래서 목사인 저도 죄인이고 모든 사람이 죄인인 겁니다.”
“그라믄 저도 죄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