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1 낮은울타리예배

새해 첫날, 새해 첫 주일 예배를 맞아 어떤 형식에 어떤 내용을 담을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특별한 것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나도 해마다 교회 표어를 정하고 성도들과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목회를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시기도 아니고, 교회도 여건이 다르다.
신앙을 이벤트로 독려하며 끌어가던 시대는 지나갔고, 매일 반복되는 치열한 일상 속에서 각각의 성도가 진정으로 하나님을 알아가도록 돕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이런 마음을 예배 때 나눴다.

찬송가는 신년 예배때 주로 부르는 제550장 ‘시온의 영광이 빛나는 아침’ 대신 일부러 제301장 ‘지금까지 지내온 것’을 선곡했다.
2022년을 포함해 지금까지 지내온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고(1절), 은혜로 주신 2023년을 하나님의 품을 향해 나아가는(3절) 은혜로운 한 해가 되길 노래로 고백하고 싶었다.

설교는 요한복음 설교 스물두 번째로 ‘중요한 것을 알지 못하는 인생’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38년 된 병자는 고침을 받고도 자기를 고쳐 준 사람에 대해서 모르고, 바리새인과 서기관은 안식일에 하나님이 인생에게 행하신 기적에는 눈이 멀고 고침 받은 병자가 짐을 들고 가는 것만 고깝게 보는 점을 지적하고, 반면교사로 삼길 바랐다.
하나님은 제사가 아니라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원하셨던 것을 기억하자고 했다.

이어 성찬식을 했다.
낮은울타리에서 예배하는 동안은 계속 성찬식을 하려 한다.
성찬식은 하나님이 예수님을 통해 우리를 구원하시고, 차별없이 사랑하고 하나되게 하신다는 것을 몸으로 경험하는 너무도 유익하고 성스러운 의식이다.
오늘도 천천히 먹고 마시며 그 은혜를 누렸다.

예배 후 다과를 하며 성도의 교제를 나눴다.
그래서 낮은울타리에서의 예배를 더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