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9 낮은울타리예배

오전에 낮은울타리에 주일 예배 장소를 제공하는 내리교회 주일예배에서 설교했다.
내리교회 담임목사님이 주중에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급하게 내게 설교 요청을 한 것이다.
목사에게 설교 요청은 감사하고 가슴 설레는 일이다.
그런데 다른 설교와 다른 점은 예배 인도까지 요청 받은 것이다.

교회마다 예배 순서가 조금씩 다르다.
담임목사는 그 교회와 성도에게 가장 적절한 순서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정하기 때문이다.
예배 순서를 보면 그 교회 분위기와 지향점을 알 수 있고, 나름 은혜가 있다.

먼저 주보 파일을 받아 예배 순서를 익히고, 익숙하지 않은 순서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묻고 어떻게 예배를 인도할지 해야할지 생각해 뒀다.
자주 부르지 않아 익숙하지 않은 찬송은 미리 악보를 찾아 불러 보기도 했다.
그래도 실수가 있을 수 있으니 예배 시작 전에 회중을 향해 내가 예배를 인도하게 된 배경을 말하고 목사라도 익숙하지 않은 순서에 실수를 할 수 있는 점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그런데 예배 인도를 하다가 내가 하나 놓친 걸 발견했다.
시작하며 사도신경으로 신앙고백을 했는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 있는 것이다.
모르면 물어야지.
“이건 같이 읽는 거죠?”
앞자리에 앉은 찬양 인도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설교자를 위한 모니터를 보며 천천히 읽었다.

그렇게 예배 인도와 설교를 다 마쳤다.
다른 교회에 예배에 참석해 단순히 설교만 할 때와는 판연히 달랐다.
마치고 돌아왔을 때 마치 맥이 풀린듯 쓰러졌다.

저녁 7시에 낮은울타리 예배를 시작했다.
물고기가 물을 만난 느낌이랄까.
편하고 좋았다.
예배를 마치고 오늘 낮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포함해 지난 주간 일화들을 나눴다.
낮은울타리는 행복하고 소중한 나의 공동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