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도 해운대고등학교 3학년 1반 친구들을 35년만에 만났다.
1989년 2월 졸업 이후 처음이다.
약 4년전 평택에 사는 가운데 친구를 페북으로 만나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이 친구가 부산을 방문할 일이 있는데 같이 밥이나 먹자고 했다.
나는 일요일 모임 때문에 외출하기가 좀 그러니 낮은울타리에서 부산밀면을 시켜 먹자고 했고, 친구가 응해줬다.
친구는 “네가 늘 말하던 낮은울타리가 바로 이런 곳이구나. 참 좋다. 기독교 신자가 아닌 사람들이 와도 별로 거부감이 없을 것 같네.”라고 말해줬다.
친구는 혹시 다른 친구를 낮은울타리로 불러도 되겠냐고 했다.
이름을 말하는데 이름도 얼굴도 생소했다.
“같은 반이었는데 보면 생각나겠지. 오라고 해.”
얼마 지나지 않아 초인종이 울렸다.
사진의 오른쪽 친구는 낮은울타리 현관문을 열고 얼굴이 마주치는 순간 알아볼 수 있었다.
너무 신기했다.
“우리가 벌써 옛날 아버지 나이가 되었어”
“그때 아버지는 참 든든해 보이셨는데, 우리가 그 나이가 되어보니 여전히 20대, 30대처럼 확실한 게 없네“
”지금은 이렇게 말이라도 하지만 그때는 아버지도 불안하셨을텐데 그 티를 낼 수 없던 시대였지”
“우리는 이렇게 옛날 친구를 만나면 10대 후반으로 돌아가잖아. 이러면 더 나이가 들얻도 철이 들지 않을 것 같아“
”내가 30대엔 빨리 40이 되고 싶었어“
”왜?“
”40은 불혹이라고 하니까, 그런데 40이 되니 전혀 불혹이 아니더라고. 그래서 깨달았지. 옛날 사람들이 그런 말을 만든 건 40이 되면 흔들리고 싶지 않다는 염원을 담은 단어라는 걸“
“그러게 말이야”
“이게 우리이고, 이게 인생이지”
가운데 친구는 4년 전부터 기도명단에 넣고 기도하고 있다.
이제 오른쪽 친구도 기도명단에 넣고 기도해야 되겠다.
친구들은 모임이 4시부터라고 하니 3시 20분쯤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