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최고”

첫째가 서울에서 새로운 길을 준비중이다.
서울에서 집회가 있어 만날 기회를 봤지만, 나도 일단은 집회가 우선이고, 아들도 진로 준비하랴 알바하랴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한 끼 식사를 같이 할 수도 없었다.
좋은 시간을 바랐다가는 서울까지 와서도 아들 얼굴도 보지 못하고 그냥 부산으로 내려오게 생겼다.
마지막 집회를 마치고 아들에게로 가니 밤 11시30분이다.

나도 아들도 너무 피곤한 시간이라 잠시 얼굴이나 보려했지만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 새벽 1시가 되었다.
보니 좋고 대화를 하니 이해가 된다.
최선을 다해 새로운 길을 준비하는 아들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

“든든하게 뒷받침을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이 나이에도 도와주셔서 제가 감사하죠.”
차 옆에서 아침 일찍 나가야 하는 아들을 위해 가야겠다며 껴안았다가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대화와 포옹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누가 봤다면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안색이 좋을 수 없는 새벽 1시에 셀카를 찍고, 서로 버티고 견뎌보자는 말을 끝으로 헤어졌다.

다음날 정오를 넘겨 서울을 떠나며 셋째와 통화했다.
“이제 출발하는데, 어젯밤 오빠 만났어.”
“알아요. 오빠가 인스타에 올렸어요.“
”오빠가 찍은 사진은 없는데…“
”아빠 최고라고 올렸어요. 함 보세요.“

첫째의 인스타로 들어갔다.
도촬 당한 걸 알게됐다.
이제까지 본 사진과 사자성어 중 단연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