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내막국수를 먹은 이유

부산에 내려와서 처음 만나 한두 달에 한 번 정도 만나는 동년배 비신자가 있다.
오늘은 맛집을 소개하겠다며 나를 시장 골목으로 데리고 갔다.
나같으면 절대 다니지도 않고 찾아보지도 않을 골목으로 들어섰다.
막다른 골목 허름한 2층 가정집을 식당으로 개조한 곳이었다.
원색의 더테이블 인증서가 어울리지 않아 보일 정도였다.
사람들이 계속 드나드는 걸 보고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지가 신기했다.

“이 식당은 어떻게 찾으셨어요?”
“그냥 여기저기 다녀본 거죠.”
소개 받거나 가본 곳만 가는 나같은 사람은 하지 않을 일이다.
덕분에 다시 와서 먹고 싶은 식당을 알게 됐다.
겨울엔 뜨끈한 국물이 일품인 잔치국수집을 소개해 주기도 했다.

메뉴는 물막국수, 비빔막국수, 메밀파전밖에 없다.
둘 다 물막국수를 시켰는데 담백하니 맛있었다.
비빔은 맛이 어떠냐고 물으니 먹어본 적이 없단다.
의외다.
식당은 용감하게 새로운 곳을 찾지만 메뉴는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이유를 물으니 비빔은 시원하지 않아 시켜본 적이 없다고 했다.
물막국수 맛을 보니 비빔의 맛도 궁금해졌다.
같이 한번 더 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