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보면 민족을 학살하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민간인 학살은 엄연한 전쟁범죄인데요. 왜 하나님은 제노사이드를 명령하셨을까요?”
“저도 참 답답합니다. 사랑의 하나님이라면서 너무도 잔인한 명령을 내리신 것 같습니다. 목사로서 제가 이 질문을 한두 번 받아봤겠습니까? 저도 질문자가 시원하게 이해되도록 설명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답답합니다.”
“학자들이 생각하길 가나안 족속들이 너무 악하고 음란해서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심판의 도구로 사용하셨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어린 아이까지 죽이는 건 너무 한 것 아닙니까?”
“너무했죠. 그래서인지 이스라엘이 그 사람들을 다 죽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거죠. 그리고 그들의 우상숭배 등 악영향을 받아 나중에 망하게 됩니다. 그때 바빌로니아의 느부갓네살 왕이 침략해서 이스라엘의 어린 아이까지 다 죽입니다. 예루살렘이 완전히 폐허가 되고 아무도 살지 않는 땅이 되었습니다. 이스라엘도 제노사이드를 당한거죠.”
“그러네요.”
“제가 한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어린 아이는 죄가 없을까요? 죄인이 아닐까요?”
“죄인이죠.”
“죄인이라면 다 죽어야 하고 어린 아이도 예외는 아닌 것이 성경의 법칙입니다. 그래도 집단학살은 종교적 맹목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근대 계몽주의의 최고봉인 칸트가 이성적 존재인 인간을 강조해서 기독교가 거의 신화가 되어버렸지요. 그렇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을 추구한다는 인간이 결국 1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1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거기엔 양민과 어린 아이들도 많았지요. 그 참상을 겪고 반성을 하며 자랐던 어린 아이들이 30년 뒤에 또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또 1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죽입니다. 그게 인간입니다.”
“그건 그렇네요.”
“그래도 하나님이고, 사랑의 하나님인데 사람의 잔인함과는 달라야 한다는 기대가 많은 것 같습니다. 성경에는 ‘가나안 족속의 죄악이 가득찼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표현이 되어 있는데, 솔직히 하나님이 한 번에 해결되지도 않을 일이고, 마지막 심판도 아닌데 왜 그렇게 하셨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궁금한 게 많은데 그런 의미에서 성경은 내용이 부실합니다. 성경에는 하나님이 왜 우주를 만드셨는지, 왜 그런 질서를 만드셨는지, 역사 속에서 그때 왜 그렇게 하셨는지, 지금은 어떻게 운영하시는지, 천국과 지옥은 어떤지 구체적으로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마 그걸 기록하면 브리태니커 백과사전보다 성경의 내용이 더 많을 겁니다. 그러면 우리가 그걸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을까요?”
“아니요.”
“성경은 그냥 우리가 어떻게 구원을 받는지, 그리고 구원받은 백성이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지를 간략하게 핵심만 기록한 책입니다. 하나님이 그때 왜 그러셨는지는 나중에 천국에 가면 알게 될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3장에 보면 지금은 청동거울로 보는 것처럼 희미하지만 나중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듯 명확하게 알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걸 잘 알기 위해서라도 예수님 잘 믿고 꼭 천국에 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