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해수욕장의 왼편 가장자리에 있는 죽도공원에서 우연히 송정에 놀러온 20대와 대화를 주고받는 50대 후반을 보게됐다.
어쩌다 그런 이야기까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본인이 해운대초중고를 나왔다고 소개하는 걸 들었다.
반가운 마음에 ”저도 해운대고등학교 동문입니다.”라며 끼어들었다.
그쪽에서 내 행색을 보며 ”난 4기인데…“라고 하길래, 캡을 벗고 ”저는 7기입니다.“라며 인사를 했다.
”응? 40초반으로 봤는데 50이 넘었네.“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학교와 관련된 옛날 이야기를 나누다가, “무슨 일을 해요?”라고 물어왔다.
“저는 목사입니다.”
약간 놀라는 눈치였다.
”교회가 어디 있소?“
”저는 보통 교회가 아니라 선배님같이 비신자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주로 합니다.“
”나도 예전에 교회에 간 적이 있는데…“
”오, 그래요? 언제요?“
”어떤 분이 교회에 오라고 해서 바로 그 다음날부터 새벽기도하러 갔지.“
”일요일이 아니고 새벽기도에요?“
”새벽기도에 오라고 하더라고. 내가 4시부터 가서 교회 문 열기 전부터 기다리면서 4일간 나갔는데 나보고 나오라고 한 사람은 안나오더라고. 뭐 그런 사람이 다있나? 약속을 안지키고. 그 다음부턴 나도 안나갔지.“
그 사람은 왜 새벽기도에 나오라고 했을까?
불러놓고 왜 자신은 나오지 않았을까?
새벽기도는 거의 고정멤버이기 때문에 한눈에도 처음 나온 사람인 줄 알아볼텐데 왜 사정을 묻거나 붙잡아주는 사람이 없었을까?
일단 내일 또 만나기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