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3 낮은울타리예배

절기상으로 대서(大暑)답게 오늘은 수도권의 예상기온이 35도라고 했다.
부산의 기온은 그 정도로 높지는 않았지만 농무(濃霧)가 심해 습도가 대단해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흘렀다.
공교롭게도 낮은울타리 엘리베이터 교체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아 예배참석자들은 11층을 계단으로 걸어 올라와야만 했다.
아직 기온이 오르지 않은 새벽에 혼자 경건의 시간을 가지느라 올라갔을 때도 땀이 흘렀으니 한낮을 지난 낮은울타리예배시간은 너무 덥고도 힘든 시간이었다.
나는 계단을 걸어 올라올 참석자들을 위해 에어컨을 미리 켜서 실내를 시원하고 건조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산미(酸味)가 풍부한 웰컴 아이스커피를 준비했다.
오늘 처음으로 예배에 참석하며 계단을 오른 부부도 예배전 아이스커피를 거부하지 않았다.

처음 낮은울타리예배에 참석하는 사람이 있을 때마다 예배를 인도할 때 순서에 대한 안내를 하게 된다.
필요하고 당연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수도권에서 목회할 때 휴가를 맞아 다른 교회 예배에 참석하면 내가 목사임에도 순서에 대한 안내가 없어 일어서거나 앉는 타이밍을 놓칠 때가 있었다.
내가 겪은 민망함이기에 적어도 일어서거나 앉는 순서에 대한 안내는 빠뜨린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오늘 설교 본문이 요한복음 8:37-44였는데, 내용이 예수님과 바리새인들의 논쟁이라 솔직히 쉽지는 않다.
하지만 성경의 가장 눈에 띄는 문학적 기법인 반복을 통해서 최대한 쉽게 의미를 드러내려 시도했다.
설교 후 혹시 질문이 있는지 물었으나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다.
본문 자체가 어려워 질문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설교를 더 잘 들리도록 준비해야 되겠다.

예배 후 낮은울타리 식구들과 처음 참석하신 분들과 함께 교제하다가, 낮은울타리 식구들이 자리를 마련해줘서 처음 참석하신 분들과 2시간 가까이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낮은울타리의 성격과 방향에 대해 설명하거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이었는데, 서로에게 필요하고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