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 일주일 내내 폭염이 계속됐다.
우리집 바로 뒤가 산이라서 밤에 선선한 바람이 불면 제법 시원했는데 그 바람이 멎었다.
어쩌다 바람이 불어도 후텁지근한 기운이 들어와 차라리 창문을 닫는 게 나을 정도로 열대야가 이어졌다.
낮은울타리도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에어컨에 실내온도가 31도라고 나왔다.
전망이 좋은 대신 태양열을 그대로 받아 새시 유리는 마치 땡볕에 주차한 차 유리만큼 뜨거웠다.
그 때문일까?
프린터로 주보를 인쇄했는데 내가 백발로 나오고, 글씨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도저히 주보로 사용할 수가 없었다.
프린터도 더위를 먹었나 보다.
부랴부랴 주보 1면과 칼라 사진을 빼고, 주기도문과 사도신경만 남겼다.
참석한 낮은울타리 식구들이 1면이 없는 주보를 보고 의아해했다.
더위 먹은 프린터 때문에 급하게 주보 구성을 바꾸었노라고 설명했다.
아쉽게도 지지난주와 지난 주에 참석했던 부부와 노란 머리 청소년이 다른 지방을 방문하느라 참석하지 못했다.
휴가철은 휴가철인 가보다.
유일한 청년은 열이 있어 빠졌고, 우리집 셋째도 몸이 좋지 않아 빠졌다.
지난 주에 북적북적한 느낌이었는데 6명이 예배하니 많이 한산한 느낌이었다.
예배를 마치고 냉장고에 보관했던 쿠키와 아이스커피를 함께 먹으며 교제했다.
낮은울타리 식구가 호두와 피스타치오를 가지고 와서 풍성하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