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국제 프론티어스 선교회 한국지부(https://frontiers.or.kr) 대표 이현수 선교사님과의 대화 중 ‘잊혀진 교회의 길’이란 책을 알게 됐다.
선교사님이 추천했으니 선교에 관련된 책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아니다.
선교계가 예전에는 선교방법론을 고민했다면 이제는 선교의 주체는 선교사가 아닌 교회임을 인식하고 교회의 체질에 신경을 쓰고 있다.
‘잊혀진 교회의 길’은 교회가 더이상 로마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남긴 달콤함에 빠져 있지 말고, 잊고 있었던 그래서 잃어 버렸던 근본체질을 회복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 중 한 면을 읽고 또 읽었다.
2018년 초 내가 수도권 중형 교회를 사임하려 할 때 나를 만류하는 장로님들에게 설명했던 이유가 거의 그대로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그후로 내게 사임 이유를 물어왔던 많은 사람에게도 거의 이렇게 말했다.
2년 뒤 2020년 한국에 소개된 책에 내가 말했던 내용이 나오니 느낌이 묘했다.
이 책을 출간한 출판사의 이한민 대표님은 원래 규장에 계셨던 분이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는데, 일부러 방문해서 내게 사임 이유를 물었을 때도 나는 똑같이 대답했다.
다만 나는 모든 교회가 근본의 변화를 해야 한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적어도 나는 더 이상 그 길을 가지 않겠다고 했고, 목회하는 후배들에게 다른 길, 정말 가야할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