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은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이다.
그때 1학년 8반 같은 반이었던 친구 둘을 만났다.
사진 가운데 있는 친구는 원불교 신자이고 고등학교 3년 내내 같은 반이었다.
이 친구는 내가 부산에 내려오면 종종 만나던 친구였다.
오른쪽 친구는 독실한 불교 신자였다가 배우자의 권유로 교회에 출석한지 1년쯤 되고, 올해 초 내가 그 교회에 설교하러 갔다가 만나게 됐다.
둘은 고등학교 졸업 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내가 서로에 대해 말하니 기억이 희미했다.
만남을 주선했는데 시간을 맞추다 보니 공교롭게 내 생일이었다.
가운데 친구네 집 근처에서 주차장에서 만났다.
낮이 짧아져 오후 6시 30분쯤 되니 많이 어둑했지만 친구들은 금방 서로를 알아보고 활짝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가운데 친구가 내 생일을 맞아 소고기를 사주겠다고 했다.
오른쪽 친구는 몰래 케이크를 사왔다.
초를 꽂는데 원래 10살을 의미하는 긴 초를 1년으로 삼고 3개만 꽂았다.
생일 축하 노래는 마지막 ‘생일 축하합니다’ 소절만 불렀다.
내가 한 숨에 초를 껐더니, 가운데 친구가 아직 젊다며 환호했다.
옛날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 친구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잠시 30여 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지금 사는 이야기를 하니 어느덧 각자 결혼할 무렵 아버지의 나이가 되었음을 실감했다.
세월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