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을 받고 있는 테니스장 일흔 넘은 소장님께 추석 선물을 드렸다.
“저한테도 이런 걸 주십니까? 감사합니다. 마누라한테 선물 받았다고 자랑해야 되겠습니다.ㅎㅎ”
“제자에게 선물 받았다고 자랑하십시오.ㅎㅎ”
“전에 목사님이 주신 책(대화로 푸는 성경)은 마누라가 잘 읽고 있습니다.”
“권사님만 읽지 말고 소장님도 읽으셔야죠.”
“마누라는 이제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교회 어린 애들 가르치고 있는데 참 열심입니다. 일요일 아침마다 전화해서 오라고 하고.”
“참 귀하시네요.”
“마누라는 칠 남매 장남인 내한테 시집 와서 정말 고생 많이 했습니다. 그때는 배 탈 때라 몇 년간 보지 못할 때도 있었고. 집사람은 나중에 꼭 좋은 데 가야 합니다.”
“소장님도 같이 가셔야죠.”
“아이고, 죽어서도 내하고 있으면 계속 고생인데, 죽어서라도 편하게 살아야죠.”
“권사님을 엄청 사랑하고 고마와하시네요. 그러면 권사님이 원하시는대로 같이 교회에 나가셔야죠.”
“아이고, 저는 됐습니다.”
“무슨 말씀을요. 한쪽 팔은 권사님이 끼고, 나머지 팔은 제가 끼고 같이 천국에 가야 되겠습니다.”
“ㅎㅎㅎ 그래도 됩니까?”
“어떻게든 해봐야죠. 추석 잘 보내십시오.”
“예, 목사님도 추석 잘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