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4 낮은울타리예배

2월 2일과 3일 금토 이틀간 밤시간에 부산 아름다운교회 청년부 수련회 설교를 하느라 몸이 많이 힘들었다.
1시간 30분 운전해서 수련회 장소까지 가고, 2시간 집회를 하고, 다시 1시간 30분 운전해서 돌아오면 자정 무렵이었으니 피곤한 것이 당연했다.
나는 흐리고 비가 내리면 몸이 처지는 스타일인데, 이틀간 계속 비가 온 것도 한 몫 한 것 같다.

전날 내 결혼식 주례를 해주셨던 고 남봉현 목사님의 부인인 김은활 사모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내가 출연한 ‘새롭게하소서’를 보고 너무 감명 받았다며 꼭 낮은울타리 예배에 참석하고 싶다고 하셨다.
나는 김 사모님께 10시부터 성경공부가 진행 중이니 11시 5분 전쯤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고, 대충 시간 맞춰 오셨다.
나는 낮은울타리 식구들에게 김 사모님에 대해 소개했고 함께 예배를 드렸다.

정말 감사한 일은 올해 들어와서 주일마다 출근하는 바람에 지난 넉 주 동안 함께 예배하지 못했던 부부가 함께 예배하게 된 것이다.
참석한 부부는 물론이고 다른 분들도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이 보일 정도였다.
낮은울타리 식구들은 정말 식구가 되었다.
낮은울타리 주보를 꾸준히 모으고 있는 자매를 위해 나는 지난 넉 주간의 주보를 챙겨주었다.

‘성도의 감사와 찬양’ 시간에 지난 두 주간과는 달리 아무도 자원하지 않았다.
나는 지난 이틀간 청년들에게 말씀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이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설교는 요한복음 11장 나사로가 무덤에서 나오는 장면이었는데, 제목을 ‘나사로는 그저 거들뿐’이라고 했다.
요한복음 11장이라고 하면 성경을 열심히 읽는 사람들은 당연히 나사로가 무덤에서 나오는 장면을 클라이막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요한복음 11장의 클라이막스는 나사로를 무덤에서 불러내신 예수님이 누구신지 스스로 설명하신 부분이고 나사로는 농구 슛을 할 때 왼손처럼 ‘그저 거들뿐’이라고 했다.

예배를 마쳤을 때 김 사모님이 내게 물었다.
어떻게 성찬식의 떡과 잔의 개수를 정확하게 맞췄냐고.
낮은울타리 식구는 참석하지 못하게 되면 미리 알려주기 때문에 딱 참석인원수만큼만 떡과 잔을 준비할 수 있다고 했다.

만 한 달만에 낮은울타리 식구가 다 모였지만 오후에 출근하는 분들이 있어 교제를 충분히 할 수는 없어 아쉬웠다.
대신 너무 오랜만에 만난 김 사모님과 그동안 쌓인 이야기들을 많이 풀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