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울타리 점심식사

낮은울타리는 그동안 주일예배 후 김밥과 컵라면으로 점심 식사를 했다.
나는 전혀 아쉬움이 없었는데 여성분들은 아닌가 보다.
수 차례 밥을 해먹자고, 반찬을 한 가지씩만 가져오면 된다고 하더니 드디어 오늘 첫 식사를 했다.

예배전에 남자 성도 한 분이 전자압력밥솥에 쌀을 씻어 앉혔다.
“예배 중간에 ‘쿠쿠가 맛있는 밥을 다 지었습니다’라고 하면 어쩌죠?”, “예배를 준비하는 건가요, 식사를 준비하는 건가요?”라는 농담을 주고 받으며 즐겁게 준비했다.

예배를 마치고 식단이 공개됐다.
마치 사도행전의 첫 교회가 기쁘게 자신의 것을 내놓았던 것처럼 맛있는 반찬들을 가져왔기에 모두가 맛있게 먹었다.
나를 포함해서 남자들은 두 번씩 먹은 것 같다.
오늘 처음 참석한 새가족의 자녀도 맛있다며 한 번 더 먹었다.
내가 “깍두기가 유명 설렁탕집 깍두기처럼 맛있어요.”, “메밀전은 동네장터에서 장사해도 되겠어요.”라고 했더니, 새가족이 “목사님은 먹는 것에 정말 진심이시네요.”라고 해서 함께 웃었다.

낮은울타리가 예배 맛집으로 소문났는데, 밥까지 맛있으면 감당하기 어렵다.
50인분 밥솥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일단 다음주 예배참석을 예약한 한 분은 기대해도 좋다.

낮은울타리 식구들이 낮은울타리가 좋고 예배가 좋아서 기꺼이 자발적으로 식사를 준비한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정말 식구가 되어가니 실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