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비가 왔는데, 혹시 전에 가르쳐 드린대로 ‘예수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귀신아 물러가라.’ 해보셨어요?”
“예, 목사님. 비가 오는데 마을버스에서 내려 혼자서 걸어가려고 하니까 딱 무서워져서 목사님이 가르쳐 준대로 했지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그러는데 무서운 마음이 싹 없어지더라고요.”
“오, 정말 하셨군요. 참 잘하셨습니다. 정말 무서운 마음이 없어지던가요?”
“예, 그런데 ‘귀신아, 물러가라.’ 하려고 ‘귀신’을 떠올리니까 오히려 그때부터 다시 좀 무서워지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그래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물러가라.’하고는 나지막이 ‘잡귀야.’ 그랬지요.”
“그러니까 어떻든가요?”
“안무섭게 되긴 했는데, 귀신을 떠올리는 것 자체는 여전히 싫은 것 같아요.”
“그러면 ‘귀신아, 물러가라’ 하지 마시고 다른 방법을 써보세요.”
“다른 방법도 있습니까?”
“성경에 보면 자기 자신을 향해서 명령하는 것도 있거든요. ‘내 영혼아, OOO해라.’처럼요. 그러니까 ‘내 안에 있는 두려움아, 물러가라.’라고 하는거죠. 한번 연습해 볼까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내 안에 있는 두려움아, 물러가라.”
“너무 긴데요. ‘내 안에 있는’을 빼고 해보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두려움아, 물러가라.”
“어떠세요?”
“이게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른 어려움이 생겼어요.”
“뭔가요?”
“전에 목사님이 마을버스 기사 아저씨가 뒤돌아보며 ‘내가 사람인 줄 아나?’라고 한 게 자꾸 생각이 나요.”
“예? ㅎㅎㅎㅎㅎㅎㅎ”
“기사 아저씨가 뒤를 돌아볼까봐 기사 아저씨를 계속 쳐다보게 됐어요. 속으로 ‘돌아보지마라, 말 시키지마라’ 계속 한다니까요.”
“정말요? ㅎㅎㅎㅎㅎ”
같이 모임을 하던 언니분도 박장대소를 하며 웃었다.
“너무 캄캄할 때는 라이트로 길도 비춰주는 착하고 고마운 분이니까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런 두려움도 ‘물러가라’라고 하시면 됩니다.”
“아, 그러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