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심방 여행

자살예방 문구가 새겨진 에코백을 주문한 것을 계기로 자신의 인생이 달라졌다며 경기도 의정부에서 살면서도 낮은울타리 식구를 자처한 김현정 성도의 캘리그라피 공방 공사가 완료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는 집 방 2개 중 하나를 공방으로 꾸민 것이다.
창세기에 하나님이 남자와 여자를 만드셨다고 할 때 히브리어로 남자를 ‘이쉬’, 여자를 ‘이샤’라고 하는데, 김현정 성도의 캘리그라퍼 활동명이 ‘이샤’이므로 공방의 이름을 ‘이샤의 공방’이라고 붙였다고 했다.

완공된 ‘이샤의 공방’ 사진 [사진 김현정]

아직 낮은울타리 식구의 집을 심방한 적은 없다.
낮은울타리 식구가 되기 전에 일종의 면접처럼 이미 개인적인 대화를 많이 나누고, 예배와 성경공부를 위해 모일 때마다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기 때문에 특별히 가정을 심방할 필요도 요청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거리가 멂에도 불구하고 꼭 심방하고 함께 예배하고 축복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서울 일정이 있을 때로 시간을 잡으니 3월 16일 오전이 좋을 것 같았다.
보내준 사진을 표지로 예배순서지도 만들었다.

완공감사예배 순서지 [캡처 강신욱]

숙소가 문제였는데, 남양주 다산 신도시에서 리빙처치를 개척한 김민섭 목사님이 게스트룸을 제공해 주기로 했다.
원래는 3월 15이 저녁 무렵 도착해서 김 목사님과 저녁 식사를 같이 하려했지만 사정이 생겨 오후 5시30분이 넘어서야 부산을 출발할 수 있었다.
운전해서 밤 11시 가까운 시간에 겨우 도착했다.
김 목사님의 환대를 받고 푹 쉬고 난 후 다음날(3/16) 아침 식사를 같이 했다.
마치 호텔 조식과도 같은 분위기였다.

리빙처치의 아침식사

김 목사님의 환대에 힘을 얻고 의정부 김현정 성도의 집으로 향했다.
남양주 다산 신도시에서 30분이 조금 넘게 걸렸다.
집앞에 도착했다고 전화하자 김현정 성도님이 일부러 집 바깥까지 나와서 맞아주셨다.
얼마나 기다리고 기뻐하는지 몸과 표정에서 보였다.
목사가 심방하고 예배한다는 것이 꿈만 같다고 했다.

공방에는 페이스북 친구이고 나의 두 책 서울 북토크를 도와주셨던 최경희 권사님이 먼저 와 계셨다.
집을 둘러보고 공방이 어떻게 꾸며졌는지 자세히 보았다.
그동안의 수고와 남이 알 수 없는 몸부림과 기도가 느껴졌다.
벽에 걸린 나무공예액자가 예쁘다고 했더니 떼서 주겠다고 해서 말리느라 혼났다.

준비해 온 예배순서지를 꺼냈더니 감동이라며 다른 선물보다 감격했다.
예배하는데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좋았다.
마음도, 분위기도, 낯빛도 모두 따뜻했다.
많은 사람이 북적이며 축하하지 않아도 충분했다.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 나도 함께 있느니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몸으로 느꼈다.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는데, 화장실에 가는 길에 내가 계산을 하려고 했다.
계산대에 다른 사람이 계산을 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내가 계산대에 서있는 것을 보면 불편한 상황이 벌어질까봐 화장실에 먼저 갔다.
화장실에서 나오니 김현정 성도가 계산을 하고 있었다.
낮은울타리 식구들 점심식사용 국거리까지 한 보따리 포함해서.

낮은울타리의 첫 심방은 의정부에서 행해졌다.
너무도 멀었지만 낮은울타리다운 심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