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으로부터 인천에서 세 여성이 11월9일(금)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부산을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멀리서 부산까지 오는 목적 중 하나가 나를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금요일은 일정이 많아 토요일 오후에 만나기로 했다.
토요일 정오가 넘어 송정에서 묵었다는 세 사람을 청사포에서 처음 만났다.
햇살 좋은 청사포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세 여성은 인천에 살기 때문에 이미 바다에 익숙했지만 바다에 익숙했기 때문에 즐기는 포인트를 더 잘 찾아서 바닷 바람, 햇살, 쌍둥이 등대를 만끽했다.
청사포도 오랜만에 대마도를 보여주며 그들을 환영했다.
점심 식사를 하고 낮은울타리에 자리를 잡았다.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시작할 땐 그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
50대 중후반의 세 여성은 같은 교회에서 같은 소그룹에 속해서 친하게 지내는 사이이며, 나름 공통점이 있다고 볼 수 있는 방과후 학교 교사, 상담사, 노인케어 등의 일을 한다고 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초면임에도 서로 깊숙히 숨겨져 있는 아픈 이야기를 하게 됐다.
낮은울타리는 참 묘한 공간이다.
핑크 외투를 입은 분이 있었는데, 졸저 ‘대화로 푸는 전도서’의 겉표지 색과 같았다.
서명해서 선물로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