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울타리와 요한계시록 팀 식사

뮤지컬 요한계시록이 명절 연휴기간에도 지속된다.
요한계시록 팀은 명절에 집이나 고향을 찾아가는 것도 포기하고 공연을 하는 것이다.
이들이라고 가족을 만나고 싶지 않을까?
그 마음도 내려놓고 귀한 공연을 감당하는 그들이 너무 고마왔다.
덕분에 평소 시간을 맞추기 어려운 낮은울타리 식구들은 연휴 첫날인 1월 27일 오후 4시 공연을 단체관람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공연을 마치고 요한계시록 팀과 같이 식사를 하기로 했다.
요한계시록 팀이 공연 후에는 홀가분한 마음에 식사량이 많이 늘어나서 무한리필 고기집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공연 직전 해운대쪽에 무한리필 고기집을 예약했다.
3시간 뒤인 오후 7시에 25명이 간다고 하니 사장님은 약간 믿을 수 없다는 눈치를 보이며 식사 한 시간 전에 다시 확인전화를 하겠다고 했다.
공연을 보기 때문에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공연이 끝나고 내가 전화를 하기로 했다.

사정이 있어 공연 시작이 조금 늦춰졌다.
감동 속에 공연을 마쳤는데 시간이 6시30분에 가까왔다.
감동을 자제하고 얼른 식당에 전화했다.
25명이 가는 것을 확인하는 대신 공연이 길어져서 30분 늦겠다고 했다.
사장님은 괜찮다고 했다.

낮은울타리 식구들은 7시에 식당에 모두 도착했다.
기온이 너무 떨어져 추위가 매서웠지만 같이 식사를 할 수 없다던 한 명까지 참석해서 분위기가 좋았다.
좌석 배치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요한계시록 팀과의 교제를 위해 미팅 대열로 앉기로 했다.
각 테이블마다 낮은울타리 식구들이 한 쪽만 채우고 앞자리를 비우는 것이다.
반대쪽에 앉은 요한계시록 팀은 자연스럽게 식사하며 대화할 수밖에 없다.

7시30분쯤 되어 공연장을 정리한 요한계시록 팀이 도착했다.
마침 식사하던 한 테이블의 손님 2명이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바람에 식당은 마치 전세를 낸 것과 같은 모양새가 됐다.
내가 큰 소리로 식사기도를 했다.
명절도 반납하고 공연하는 요한계시록 팀에게 은혜를 베풀어달라고 했다.
또한 식당 사장님 부부를 위해서도 기도했다.
기도를 마치니 사장님 부부가 활짝 웃으며 고맙다고 박수를 쳤다.

식사는 정말 치열할 정도로 풍성했다.
1시간 30분 정도 이어지는 동안 고기와 식사와 음료가 계속 리필됐다.
이야기도 쉴 새없이 이어졌다.

식당의 테이블 회전율을 위해 나가자고 해서 나왔는데, 25명의 인원이 들어갈 카페가 없었다.
아쉬움에 잠깐 매서운 추위 속에 서있다가 2/16 낮은울타리예배에 요한계시록 팀이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광야아트센터 대표 김관영 목사님은 전화로 작은 교회인 낮은울타리가 요한계시록 팀을 이처럼 환대하고 대접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했다.

명절 연휴 첫날 기온은 영하로 떨어졌지만 따뜻하고 풍성한 모임을 가졌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일에 대해 전적으로 나를 신뢰하고 따라주며 함께 기뻐하는 낮은울타리 식구들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