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이 불고 꽃샘추위가 찾아왔지만 낮은울타리 식구들은 밝은 표정으로 모였다.
예배 전 커피를 마시며, 작년 이맘때쯤엔 개나리를 본 것 같은데 올해는 매화도 만개하지 못해서 관련 축제가 미뤄졌다는 대화를 나눴다.
아마 벚꽃도 늦게 필 것 같다.
이어서 4월 첫 주일에 내가 구미에 있는 교회의 오후 2시 예배에 강사로 초대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구미가 좀 멀리 있어서 예배 시간을 10시로 당겼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다들 그때가 행락철이라 더 밀릴 수도 있다고 했다.
대뜸 작년 말 세례를 받으신 분이 “성령과 진리로 집에서 예배하면 되겠네요.”라고 하는 바람에 다들 권사님급 유머에 눈이 동그래졌다가 빵 터졌다.
‘성도의 감사와 찬양’ 순서엔 지난 월요일에 있었던 여성들만의 번개 이야기가 나왔다.
남성들도 번개를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호응이 별로였다.
여성들은 만나고 먹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고 재미와 활력을 느끼는 모양인데, 남성들은 ‘모여서 뭐하지?’가 먼저 떠오르니 번개가 성사되기 어렵다.
설교는 요한복음 16:25-30을 본문으로 ‘나는 왜 이렇게 살까?’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하시는 마지막 말씀을 이어서 볼수록 기도를 정말 강조하신 것을 깨닫게 된다.
예배 후에는 4월 둘째 주일에 낮은울타리 3주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그리고 주일 성경공부를 언제 시작하면 좋을지를 의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