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가기 좋은 날씨의 5월 초 나흘간의 연휴 중의 주일이었다.
혹시 낮은울타리 식구들이 다른 계획을 갖고 있는지 물었는데 다른 일정이 없어서 예배하기로 했다.
다만 한 분만 수도권의 자녀손들이 내려온다고 해서 빠지기로 했다.
4월 20일은 쪽방촌 물만골 문화센터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렸고, 4월 27일은 식구들의 사정상 건너 뛰었기에 거의 20일만에 다시 모인 것이다.
처음 도착한 식구는 “낮은울타리로 오는 길이 어색했어요.”라는 말로 오랜만에 모이는 반가움을 표시했다.
역시 낮은울타리 식구들이 같이 모여 성경공부를 하고 예배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좋았다.
‘성도의 감사와 찬양’ 시간엔 지난 두 주간 동안 있었던 감사의 제목들을 나눴다.
‘시편 읽기’로 제84편을 읽었는데 다 읽은 후 내가 “혹시 이런 시편을 읽으면 암송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라고 물었더니 모두 시선을 피했다.
요한복음 17장 6-10절을 본문으로 ‘예수님의 기도에 나타난 신앙의 핵심’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예수님의 말씀은 그나마 제자들을 이해시키기 위한 내용이라 상대적으로 쉬웠다면 기도는 예수님과 하나님 사이의 대화라서 더 난해한 부분이 있다.
본문을 읽고 읽고 또 읽어서 내용을 파악하고, 그것을 청중이 쉽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설교자가 할 일이다.
나는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식구들은 다르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예배를 마치고 식사를 하며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더 자유롭게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10시부터 거의 1시까지 매주 3시간 정도를 함께하며 정말 식구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