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을 맞아 시간이 난 고교 친구와 바닷가 식당을 찾았다.
원래 다른 식당을 가려고 했는데 폐업을 해서 원치 않는 푸짐한 식당으로 오게 됐다.
내가 좋아하는 식당은 담백한 맛이 있으면서도 손님이 별로 없어서 조용한 곳이다.
그래서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닫는 경우가 몇 차례 있었다.
이 정도면 ‘강신욱의 저주‘라고 해야할까?
덕분에 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정말 아름다운 식당을 알게 됐다.
여긴 사람들이 많아 ‘강신욱의 저주’가 통하지 않을 것 같아 다행이다.

얼마전 친구에게 낮은울타리 3주년 책자에 실을 글을 써달라고 부탁했다.
친구는 사양하면서 앓는 소리를 냈지만 내 눈물샘을 자극하는 글을 써줬다.
친구는 자기 글이 실린 책자를 훑어보더니 감동을 받은 듯했다.
“내 글이 이런 책에 실리다니…”

친구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안정을 찾았다.
친구는 매일 아침 “주님, 제가 일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짧게 말하고 하루를 시작한다고 했다.
모든 일엔 시간이 필요하다.
친구가 어려울 때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니 감사하다.
나도 이 친구 덕분에 힘든 시기를 잘 버티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