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세 할머니

2018년 담임목사를 사임하고 혼자 부산에 내려와서 지낼 때이다. 작은 평수의 아파트 단지라 싱글 직장인, 신혼부부, 아이가 어린 가정, 아니면 어르신들이 많았다. 혼자살이, 부산살이가 조금 익숙해져서 주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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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4)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 84kg 정도였던 몸무게가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17일만에 80.7kg으로 떨어졌다. 다들 다이어트가 힘들다고 해서 ‘너무 힘들면 어떡하나?’ 염려했는데, 염려보다 쉽게 체중이 줄었다. 그렇다고 쉬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늘 버릇이었고 습관이었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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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3)

50이 넘어 처음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솔직히 두려웠다. 스트레스를 주로 먹는 걸로 풀었는데, 책을 읽거나 설교를 준비하는 것과 같이 머리를 쓸 일이 있으면 옆에 달달한 간식을 두고 했는데, 밥을 먹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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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2)

다이어트를 어떻게 해야할까가 고민이었다. 금식기도를 자주 해봤으니 굶으며 기도나 할까 생각했으나 솔직히 기도가 목적이 아니니 양심이 허락지 않는다. ‘이걸 하는 김에 저것도 하지’는 성격이 허락지 않는다. 20대처럼 무작정 굶을 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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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1)

내 체중을 처음 들은 사람은 대부분 놀란다. 내 키는 170cm인데 몸무게는 85kg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결혼 무렵 내 몸무게는 60kg 초반이었고, 허리 사이즈가 27인치였다. 허리가 가늘어 옷을 입어도 태가 나지 않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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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방(4)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으로 신학교 동기 목사님들과 함께 유럽을 방문했다. 각설하고 그중 마르틴 루터가 종교재판에서 유죄로 교황에 의해 파문을 당했다. 죽음에 내몰리게 된 루터를 작센 지방의 선제후인 프리드리히가 납치하여 바르트부르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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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뿐인 친조카

조금 늦은 나이에 결혼한 동생에게 외동딸이 있다. 아빠가 교육학 박사이고, 엄마가 영재유치원 교사 출신이라 그런지 아주 똑똑하다. 그런데 초등학교 4학년인 2019년에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큰 병원에서 검사를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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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즐거우세요?”

오랜만에 내가 담임했던 교회에서 같이 신앙생활을 하던 분을 만났다. 부산 동생네에 오셨다가 혹시나 싶어 페북을 보니 내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는 것 같아 연락을 하셨다고 한다. 식사를 하며 나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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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울타리 2021년 4월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들 한다. T.S.엘리엇이란 시인이 그의 ‘황무지’라는 시에서 언급했던 표현이다. 1차 대전 후 인간이 하는 짓의 말로를 경험한 시인의 고백이었으리라. 인간의 심성은 예나 지금이나 황무지이며 가시덤불이며 묵은 땅이다. 그런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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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루(0425)

오랜만에 송정 넘어가는 길에 있는 해마루에 올랐다. 밤새 바람이 거칠게 불었는데 아침 나절에도 세기가 여전했다. 해마루에 올랐는데 나뭇가지를 스치는 바람소리가 거칠었다. 가지가 이리 휘어지고 저리 휘어진다. 나뭇잎은 앞면과 뒷면을 보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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