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사귐

나는 자녀가 넷이다. 첫째부터 막내까지 열 살 터울이라 우리집은 10년 넘게 기저귀와 분유가 끊이지 않았고, 여섯 식구가 늘 북적였다. 아이들이 자라며 4인용 식탁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큰 식탁을 샀다. 홈스쿨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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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日常)

코로나로 자가격리를 마치고 2주가 지났다. 그러나 내 입은 여전히 뜨거운 물로 심하게 덴 것처럼 엉망이다. 배가 고파도 먹고 싶은 음식이 없고, 예전처럼 먹지도 못한다. 아마 내가 상대적으로 약한 소화기관으로 코로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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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여운학 장로님과 이슬비장학회(1)

나는 신학대학원에 다닐 때 기독교 출판사로 알려진 규장의 이슬비장학회(나중에 ‘303비전장학회’로 이름을 바꿨다)의 장학금을 받았다. 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장학회인데 이름이 좀 시적이다.장학회 대표이신 여운학 장로님이 비신자들에게 전도하되 이슬비같이 어느새 옷이 젖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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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평안, 거룩

행복과 평안의 조건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아주 평범하지만 소중한 줄 몰랐던 것이 행복과 평안의 핵심임을 깨달았다. 아프지 않은 몸,가족과의 따뜻한 스킨십, 친구와의 낄낄거리는 농담, 이웃과의 반가운 인사. 코로나를 통해 인생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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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日常) 감사

2020년 2월 코로나가 쑥 우리 삶으로 들어왔다. 갑자기 마스크를 써야했고, 거리두기를 해야했고, 자유롭게 모이지 못했고, 모여도 소수만 모여야 했다. 아무 일도 없는 무미건조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 날들이었는지, 아무 일도 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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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소감

가장 큰 정치쇼답게 온 국민을 열광시켰던 대선이 끝났다. 원색을 보느라 눈이 상했고, 비난을 듣느라 귀가 상했다. 바야흐로 봄이다. 새싹에 눈을 정화하고, 파도 소리에 귀를 씻어야겠다.

기도 가르치기

채널을 돌리다가(요즘 아이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표현일 것 같다) 아니, 오르내리다가 외국 드라마 ‘빨간머리 앤’에 잠시 머물렀다. 초등학교 때 본 책은 내용이 가물가물하다. 빨간머리 앤이 보육원에서 나와 어느 집에서 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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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자리

기도는 인간적으로 무력함 그 자체이다. 쉴 새 없이 정보를 받아들이고 확인하는 눈을 감는다. 두 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는다. 자의적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저 전능자에게 아뢸 뿐이다. 오늘도 낮은울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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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로 돌아간다면…”

지난 월요일 친구 아들을 조치원에 있는 기숙사에 태워주면서 하루 휴가낸 대학 친구와 차 안에서 장시간 대화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아이를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에 대뜸 내가 친구에게 이런 질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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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어령 교수의 후회

문화부 초대 장관인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 석좌교수가 지난 26일 별세했다. 소위 ‘이 시대 우리 나라 최고의 지성’으로 일컬어지며 많은 책을 저술했고, 많은 강의를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그런 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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