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못드시는 게 아쉽습니다”

대기업 임원을 역임한 비신자와 몇 달째 성경공부 중이다.
오늘 그분이 비신자로서 살다가 기독교인 지인의 추천을 받아 나를 만난 가장 솔직한 이유를 털어놓았다.
고독사를 할 것이 두렵고, 죽음을 당할 때 누군가가 곁에서 자신을 위해 좋은 곳으로 가도록 기도해줄 사람이 있기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몇 달만에 솔직한 속내를 내비쳐주신 것이 너무 감사했다.

나는 그분이 다른 사람에게 누를 끼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분은 정말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기 싫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나는 내가 먼저 주중에 건강 상태를 묻는 문자를 보내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하는 것이 그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앞으로도 식사 동무가 필요하거나 건강이 좋지 않아 응급실에 갈 상황이 생길 때에는 언제든 연락하라고 말했다.

그분은 감사하다고 했다.
다만 그분은 나와 밥을 먹고 싶기는 하지만 꼭 반주를 하시는 분이라서 내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너무 아쉽다고 했다.
내가 체질이 술을 받지 않지만 친구들과의 자리에서도 사이다를 마시면서 잘 어울리듯 얼마든지 분위기를 낼 수 있으니 주저하지 마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