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내려와서 처음 만나게 된 같은 나이 남성 비신자가 있다.
그동안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났다.
먼저는 50대 중반이 되면서 겪는 남자들의 애환을 나눈다.
힘이 빠지고, 쉽게 피곤하고, 운동능력이 떨어지고, 무릎이 쑤시고, 허리가 아프고, 밤을 새지 못하는 등이 이야기이다.
직업이 헤어디자이너이기 때문에 탈모나 헤어스타일, 헤어제품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눈다.
그러다가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 교회와 성도에 대한 이야기, 성경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때가 있다.
‘대화로 푸는 성경:창세기’와 ‘대화로 푸는 전도서’를 선물하기도 했다.
감사하게도 재밌게 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 이발을 핑계로 해를 넘기기 전에 만났다.
내가 뻣뻣한 머리로 스타일 만드는 걸 번거로워한다는 이야기를 듣더니 파마를 권했다.
생각처럼 보글보글하지 않고 부드럽게 웨이브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파마는 머리가 좀 길어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지금 머리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일단 오늘은 예전대로 잘라주시고 다음달엔 도전해 보겠습니다.”
“한 달 동안 생각해 보세요.”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니 아침마다 기도를 한다고 했다.
아직은 혼자 할 줄을 몰라 블로그에 들어가서 매일 기도문을 올리는 사람의 글을 보며 기도한다고 했다.
나는 대뜸 이제까지 한 번도 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일요일에 예약이 없으면 예배에 한번 오십시오. 11시에 시작해서 40분 정도 예배하고 김밥하고 컵라면을 같이 먹으며 대화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서비스 직종에 있는 사람이 일요일에 쉰다는 것은 큰 손해이다.
“요즘 매출이 떨어져서 일요일에도 문을 열고 있습니다. 예약손님도 잡혀 있고요. 연말이라 일요일 손님이 많긴 한데 바쁜 시기가 지나면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