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8 낮은울타리예배

토요일 서진교 목사님과의 듀엣북토크에 참석하기 위해 의정부와 서울에서 내려온 세 분이 낮은울타리예배에도 참석했다.
10시부터 성경공부가 있기 때문에 11시 5분 전후로 도착하시면 좋겠다고 안내해서 시간에 맞춰 도착하셨다.
공교롭게 자녀를 다른 곳에 태워주고 조금 늦은 식구가 있어 그동안 서로 소개하며 기다렸다.
예배 시간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의아해하길래, 우리 식구가 몇 명 되지 않아 사정을 설명하고 시간을 조정하더라도 이왕이면 모두가 함께 예배하려고 한다고 안내했다.

낮은울타리 식구들에게는 익숙한 장소, 익숙한 분위기, 익숙한 순서지만 기독교인이라 하더라도 낮은울타리예배에 처음 참석하신 분들에게는 약간 생소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예배 순서에 대해 평소보다 조금 더 설명을 덧붙였다.

예배시간에 성도 개인이 자신의 삶에서 누린 은혜와 감사를 표현하며 예배에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난 주일부터 넣은 ‘성도의 감사와 찬양’에 대해 다시 설명했다.
초대 교회 때는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에 모였기 때문에 지금처럼 큰 소리로 함께 찬송을 부를 수 없었지만 핍박 속에서도 신앙을 지키는 성도 각자의 삶에 나타난 하나님의 은혜를 고백하는 순서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낮은울타리도 아파트라서 찬양을 맘껏 할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어 자원하는 사람에 한해 은혜와 감사를 나눌 수 있다고 했다.
의외로 처음 참석하신 분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눠주셔서 감사했다.

성찬식을 할 때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어제 먼길 오느라 피곤하기도 했고, 흥분하며 사모한 부산 여행과 사람들과의 만남과 북토크까지 참석하고 밤에 천식으로 시달린 김현정님이 잠을 이루지 못해 너무 피곤해서 깜빡깜빡 졸음이 왔다고 한다.
낮은울타리는 성찬식을 할 때 내가 접시를 들고 가까이 가면 각자 순서대로 떡과 잔을 받아들고 기다린다.
모두가 떡과 잔을 두 손에 들었을 때 내가 떡과 잔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백하면 함께 ‘아멘’하고 먹는 순서로 진행된다.
그 설명을 방금 했음에도 불구하고 김현정님께 접시를 가까이 가져가니 떡 하나를 잡는 게 아니라 접시 자체를 잡는 것이다.
조용히 “떡 하나만 잡고 잠깐만 기다리십시오.”라고 안내했는데, 김현정님은 떡 하나를 들더니 냉큼 입에 넣어버렸다.
“앗, 방금 기다려달라고 했는데 이러시면…”
눈이 동그랗게 커지며 후회하고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돌이킬 수 없었다.
“그럼 잠시 그냥 물고 계세요.”
잔까지 각자 들게 하고 나서 내가 떡과 잔의 의미에 대해 고백했을 때 다른 사람과 달리 김현정님은 유창하게 ‘아멘’이라고 할 수 없었다.
예배를 마치고 김현정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로는 떡이 치즈케이크여서 다른 사람들이 떡과 잔을 받는 동안 입안에서 녹는 바람에 더 난감했다고 한다.

예배를 마치고 김현정님이 선물로 제작한 부채를 받았다.
모두 부채를 하나씩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1월 28일 낮은울타리 예배 후 기념사진

예배 후 짜장면과 짬뽕을 먹으며 교제하는데 처음 보는 것이 아니라 마치 오래전부터 알던 사람들 같다며 화기애애한 마음을 나눴다.
사는 곳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하나님 안에서 한 식구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