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에게 토요일은 긴장의 시간이다.
주일예배를 준비하기 때문인데, 그중 핵심은 설교 원고이다.
당연히 토요일 약속 잡기를 꺼린다.
토요일 오전에 학기제로 다른 교회의 부탁으로 그 교회당에 가서 초신자들을 대상으로 소위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시간을 가지고 있다.
“하나님이 진짜 있습니까?”, “하나님과 예수님의 관계가 어떻게 됩니까?”, “삼국시대나 고려시대 사람들은 모두 지옥 갔습니까?”같은 신앙적 질문에서부터 “왜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로 나누어져 있습니까?”, “천주교와 개신교는 같은 하나님을 섬기는 것 아닙니까?”같은 기독교 역사에 대한 질문, “장로는 왜 필요합니까?”, “꼭 십일조를 해야합니까?”같은 교회생활에 관련된 질문까지 아주 다양하다.
토요일이 부담스럽지만 요즘은 직장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참여가능성이 높은 시간이기 때문에 그 시간에 하고 있다.
두 시간 가까이 그렇게 하고 나면 솔직히 오후에 좀 쉬어야 다시 주일 준비에 몰두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토요일 오후에도 약속이 잡힌다.
새로운 만남을 가지려는데 남자들을 만나려면 대부분 직장때문에 주말밖에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보통 2시간 이상 걸린다.
남성과의 대화는 여성과의 대화와는 달리 정서적인 면이 별로 없다.
건조하고 뻣뻣하다.
그래서 대화의 긴장이 커서 마치고 나면 심하게 지친다.
내일도 토요일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2시에 약속이 있다.
토요일 밤 설교 원고 작업이 무척이나 힘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