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울타리 식구 중 김해에서 예배에 참석하는 분이 있다.
대중교통으로 두 시간 정도 걸린다.
예배에 참석하신지 한 달 여 만에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고백하는 사건이 생겨서 세례를 위한 교육을 시작하게 됐다.
세례 교육은 좀 집중적으로 받아야 하는데 70대 여성분이 왕복 네 시간을 주일까지 합쳐서 두 번이나 오시는 건 아닌 것 같아 내가 김해로 가겠다고 했다.
난 솔직히 대중교통으로 두 시간 가까이 걸려서 이동할 자신이 없다.
해운대에서 김해까지 주로 시내 자동차 전용도로와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가는데도 중간중간 교통 정체가 있고 게다가 소나기까지 내려서 한 시간 넘게 걸렸다.
약속 장소인 카페에 도착해서, 카페 주인이 수제팥앙금이라 맛있다고 추천하는 팥빙수를 주문했다.
나의 첫 마디는 “차로 운전해서 와도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를 매주 두 시간 넘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였다.
덥고 습한 날씨여서 팥빙수는 너무도 맛있었다.
다행히 교육대상자도 팥빙수를 좋아해서 마음 놓고 맛있게 먹었다.
오는 주일에는 점심으로 콩국수를 먹는다고 했으니, 디저트로 팥빙수를 주문하겠다고 했다.
팥빙수를 다 먹고 본격적으로 세례 교육을 시작했다.
먼저 기독교가 독특하게 주장하는 ‘죄’의 개념부터 알렸다.
이어서 타락, 죽음, 구원, 생명 등 기독교에서 일반적인 개념과 다르게 사용하는 단어들을 설명했다.
감사하게도 교육대상자가 공책을 준비해왔다.
첫 페이지를 펴고 내 설명을 들으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들을 정리해서 기록하기 시작했다.
정성스럽게 반듯한 글씨로 써내려가시는 모습이 내겐 감동이었다.
공부를 마치고 오늘 공부한 것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질문하시라고 했다.
“영생은 하나님을 의지하며 사는 거라고 생각이 되네요. 맞지예?”
맛있고 시원한 팥빙수와 같은 질문이었다.
“예, 맞습니다. 육신으로 사는 동안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과 함께 영원히 그 하나님과 함께 살게 되는 것도 의미합니다.”
다음주에도 다시 만나기로 하고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돌아왔다.
돌아올 때는 퇴근 시간이 가까와져서 외곽으로 돌아오느라 거리와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