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차 사장님과의 만남(2)

밤 9시 가까이 되자 ’조그만포차‘(연산동 621-7)의 4개 테이블 중 마지막 테이블까지 채울 손님이 들어왔다.
그들은 아주 익숙하게 요리와 주류를 주문했다.
대화가 많이 무르익었지만 더이상 이어나가기엔 곤란한 분위기가 됐다.
사장님 혼자서 요리와 서빙을 해야하는 말 그래도 조그만 포차였기 때문이다.
포차를 가본 적이 없는 목사지만 그 정도 눈치는 있다.

일어나서 계산을 하려고 했더니 “여기까지 와주신 것도 감사합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1만원이라도 계산해야 내가 또 올 수 있다며 카드를 내밀었다.
그랬더니 장난기있는 얼굴로 1만원을 맞추겠다며 소주 1병, 맥주 1병 찍힌 1만원짜리 영수증을 내밀었다.
그럴만도하다.
여긴 1만원짜리 메뉴가 없기 때문이다.

선물로 받은 일본 찻집 모형 [사진 강신욱]

“목사님도 답답하고 힘들 때 한번 만들어보세요.”라며 1200피스 조립식 모형 박스를 내밀었다.
“이것 생각보다 어려워서 오래 걸립니다. 아무 생각하고 싶지 않을 때 딱입니다.”
“그럼 금방 만들 것 같은데요.”
목사의 답답하고 힘들다는 고백에 조금 놀란 듯했다.
“다 만들면 가져오겠습니다. 일본 식당 옆에 진열해 놓으세요.“
그렇게 재방문 약속을 했다.
바쁜 중에도 사장님은 가게 밖까지 나와 악수를 나누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