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 건배

구세군부산교회를 담임하는 박근일 사관님이 배가 아파서 응급실에 갔다가 바로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문병을 했더니 췌장염, 담석증이 발견됐는데, 더 심각한 것은 보통 사람은 50이하인 간수치가 500가까이 나와서 한동안 물만 먹어야 한다고 했다.
아마도 구세군부산교회 설립 90주년(6/29)을 앞두고 올초부터 교회와 성도의 가정에서 자료를 모아 90년사 책을 집필해서 발간하는 등 행사를 준비하느라 너무 신경을 써서 그랬을 것이다.
지금 상태로는 애써 준비한 90주년 행사에도 참여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어떤 스타일로 일하는 사람인지 알기에 안타까웠다.
90주년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걸로도 자책할 사람이다.
얼마나 아쉽고 속상할까.

보통 아프거나 입원하면 먹는 것이 위로가 된다.
아프면 잘 먹어야 된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박 사관님은 생수 외에는 아무 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다.
오히려 역으로 먹을 수도 있으면서 같이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선물을 준비했다.
비싸서 내 돈 주고 사먹을 수 없는 에비앙 생수이다.
에비앙 생수를 가방에서 꺼냈더니 박 사관님이 깜짝 놀랐다.
에비앙을 한 번도 마셔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그럼 더 잘됐다며 건배를 제안했다.
에비앙을 부딪히며 사진을 찍었다.
박 사관님은 한 모금 마시더니 “일반 생수와 맛이 좀 다른 것 같네요. 하지만 특별한 맛은 없네요.”라고 했다.

하나님께서 박 사관님의 수고와 연약함을 아시니 낫게해주시기를, 병실에서의 외로운 시간을 통해 평소와는 다른 하나님과의 시간을 갖기를 기도하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