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복음(7)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 헤롯왕에게 유대인의 왕이 태어난 곳이 어디냐고 물었어. 지금 왕이 누구라고 했지?”
“헤롯.”
“왕이 있는데 다른 왕이 태어났다고 하면 어떻게 되는 거야?”
“반역이요.”
“반역죄는 어떻게 해야 되지?”
“사형시켜야죠.”
“그런데 헤롯은 성경을 잘 아는 사람들을 불러모아서 그리스도가 어디서 나겠냐고 물었어. 혹시 ‘그리스도’란 말 들어봤니?”
“아니오.”
“그리스도는 ‘기름 부음을 받은 사람’이란 뜻이야.”
“사람에게 기름을 부어요? 왜요? 이상해요.”
“아무에게나 식용유를 붓는 게 아니고, 왕이나 선지자 등 아주 특별한 사람에게 양뿔에 특별한 기름을 넣어서 그 사람 머리에 부었어. 이건 하나님의 특별한 택함을 받았다는 신성한 의미야.”
“아~”
“성경 학자들이 그리스도가 베들레헴에서 난다고 대답했어. 베들레헴이라고 들어봤니?”
“아니오. 그런데 그런 동네도 있어요?”
“외국이니까 이름이 좀 특별하지. ‘벧’은 ‘집’, ‘레헴’은 ‘빵’이란 뜻이거든. 우리말로 하면 ‘빵집’이란 뜻이야. ‘파리바게트’같은. 알지?”
“알아요. 근데 왜 동네 이름이 빵집이에요?”
“글쎄, 빵집이 많았나보지. 헤롯왕은 동방 박사들에게 아기를 잘 찾으라고 하고, 자기에게도 알려달라고 했어. 왜 그랬을까?”
“죽이려고요.”
“맞아. 자기가 왕이면 자기 아들이 다음 왕이 되어야 하는데, 다른 아기가 왕이 된다고 하니까 죽이려고 한거야. 그것도 모르고 동방 박사들은 예수님을 찾아가서 경배하고 예물을 바쳤어. 그런데 동방 박사들의 꿈에 천사가 나타나서 헤롯에게로 가지 말고 다른 길로 돌아서 동방으로 돌아가라고 한거야. 그래서 동방 박사들은 조용히 자기 나라로 돌아갔어.”

“문제는 그 다음이지. 헤롯이 동방 박사들을 기다렸는데 오지 않으니까 어땠을까?”
“화가 났겠죠.”
“화가 난 헤롯이 베들레헴의 두 살 이하의 남자 아기를 다 죽이라고 명령을 내렸어.”
“예수님도 죽였어요?”
“예수님이 벌써 죽으면 안되잖아.”
“아, 그렇구나.”
“천사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의 꿈에도 나타났어. 헤롯이 아기를 죽이려고 하니까 멀리 이집트까지 피하라고 알려준거야. 그래서 병사들이 오기 전에 도망할 수 있었어. 예수님이 떠난 베들레헴에서는 두 살 이하의 남자 아기들이 죽임을 당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어. 그때는 왕이라는 사람들이 이런 아주 못된 짓을 하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낼 수 있던 때야. 만약 왕이 이렇다면 백성들의 마음이 어떨까?”
“반역을 할 것 같아요.”
“그래, 반역을 할 수도 있겠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역사가 있어. 하지만 반역을 일으킬 힘이 없다면 어떨까?”
“좋은 왕이 태어나기를 기다려야죠.”
“그래서 예수님이 태어나신 거야. 유대인의 왕이라고 했잖아.”
“아~”
“마리아의 남편 이름이 뭐라고?”
“요셉.”
“세월이 흘러서 헤롯이 죽은 후에 천사가 다시 요셉의 꿈에 나타나서 헤롯이 죽었으니 이스라엘로 돌아가라고 알려줬어. 그래서 돌아오는데 헤롯의 아들인 아켈라오가 왕이 된거야. 이 아들도 헤롯을 닮아서 한 성질 하는 사람이었어. 그러니까 예수님에게 못된 짓을 할 위험이 있지. 요셉과 마리아가 불안해하니까 천사가 북쪽의 갈릴리 지방 나사렛이란 동네로 가도록 했어. 그래서 예수님이 ‘나사렛 예수’가 된거야.”
“나사렛은 이름이 아니네요.”
“나사렛은 동네 이름이야. ‘예수’라는 이름의 뜻은 ‘구원’이거든. 이름이 좋으니까 이 동네에도 그 이름이 있고, 저 동네에도 그 이름이 있었어. 그래서 구별하려고 ‘나사렛 출신 예수’라고 부르게 된 거야.”
“그렇군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오늘 공부한 소감을 들려줄래?”
“왜 ‘나사렛 예수’라고 하는지 알게 되어 좋았어요.”
“성경을 공부한다고 해서 성경 이야기만 할 줄 알았는데, 역사 이야기도 하고, 지리 이야기도 해서 좋았어요.”
“성경이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성경 이야기를 하는데 학교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나오니까 기분이 좀 이상했어요.”
“니네들이 학교에서도 잘 듣는구나. 오늘 피곤할텐데 내 이야기도 잘 들어줘서 고마웠어. 다음주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