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신자 여성들과 성경공부 – 아브라함을 부르심(5)

“목축지에 남은 아브라함은 아브라함대로 도시로 들어간 롯은 롯대로 행복하게 살면 좋겠는데 세상살이가 그렇지 않죠. 성경에 처음으로 전쟁이 나오는데 그게 바로 창세기 14장입니다. 전쟁도 그냥 이 도시국가와 저 도시국가 정도의 전쟁이 아니라 이쪽 연합국과 저쪽 연합국의 큰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하나님이 택하신 땅이라는 가나안에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무리 하나님이 택하신 땅이며,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이라도 해도 타락한 세상을 사는 동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크고 작은 어려운 일이 일어납니다”

이제 기독교에 관심을 가지고 성경공부를 시작한 분들에게 하나님의 인도를 받아도 어려움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건 솔직히 쉽지 않다.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 이야기를 할까 말까? 한다면 어디까지 해야할까?’라는 생각이 몇 번이나 오락가락했다.
사실 성인이 되어 예수님을 믿게 된 사람들 중 ‘모델하우스가 블링블링한 걸 보고 입주했는데 살다보니 속은 느낌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예수님을 믿으면 다 좋고, 다 잘될 줄 알았는데 교회에 다니고 보니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뭘 잘못하는 건가? 내가 뭘 하지 않은 게 있는 건가? 나도 인정받는 누군가처럼 새벽부터 밤까지 모임에 참석하고 열심히 봉사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게 성경이 가르치는 내용이나 복음의 핵심이 아니니까 이분들에게 정직하게 첫 단추 꿰고 싶었다.
그동안 계속 그런 색깔을 보여서일까, 이분들은 전혀 놀라지 않고 아주 태연하게 듣고 있다.

“아마 지금 사해 부근에 위치해 있던 소돔과 고모라가 속한 5개 도시국가가 저 위쪽 시리아 지역에 있던 4개 국가를 10여 년간 섬기다가 배반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위쪽 4개국 연합군이 중간에 있는 족속들을 복속시키면서 소돔과 고모라가 있는 5개국 지역까지 왔습니다. 14장 3절에 보면 이들이 전쟁을 하기 위해 지금의 염해에 모였다고 했습니다. 사해 부근에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10절에 보면 사해 부근에 역청 구덩이가 많았다고 했습니다. 역청은 진흙입니다. 지금도 사해에 가면 관광객들이 거의 예외없이 머드팩을 할 정도로 사해의 진흙이 유명합니다. 저도 성경지리답사를 하던 중 사해에서 머드팩을 해봤는데 피부가 좀 달라진 느낌이더라구요.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가 사해의 진흙으로 머드팩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래요?”
“기회가 있으면 이스라엘을 한번 방문해 보십시오. 사해에서 머드팩도 해보시고요. 좋은 화장품도 있습니다”
“정말 가보고 싶어요”
여성들이라 그런지 미용관련 이야기가 나오니 더이상 먼나라 이야기가 아니었다.

“성경에 나온 최초의 세계대전에서 4개국 연합군이 승리했습니다. 소돔과 고모라를 포함한 5개국 연합군은 패퇴했는데 그 진흙 구덩이에 빠져 참패했습니다. 4개국 연합군은 5개국의 재물을 노략하고 사람들을 포로로 잡아갔습니다. 아브라함의 조카 롯과 그 가족도 함께 끌려갔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아브라함이 어떻게 했을까요? ‘삼촌도 몰라보고 냉큼 좋은 땅을 차지하더니 벌받았구나’ 그랬을까요?”
“구하러 갔을 것 같은데요”
“예, 그런데 이건 단순히 도움을 주는 일이 아닙니다. 목숨을 걸고 또다른 전쟁을 해야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밉상인 조카 롯을 위해 아브라함은 목숨을 걸고 쫓아갔습니다. 그 거리는 가까운 거리가 아닙니다. 가끔 중동 지방에 관련된 뉴스가 나올 때 특파원이 ‘다마스커스’에서 소식을 전한다고 들어 보셨을 겁니다. 거기가 성경에 ‘다메섹’이라고 나온 곳입니다. 아브라함은 그곳까지 수백 킬로미터를 쫓아간 것입니다. 하루이틀 길이 아니었을텐데 참 대단하지요. 더 기적같은 일은 아브라함과 동행한 3백여 명의 사람들이 4개국 연합군을 물리쳤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겼는지는 성경에 나와있지 않습니다. 3백여 명으로 4개국 연합군을 이겼다는 건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133척의 왜군을 침몰시킨 명량대첩만큼 기적이죠. 이건 하나님이 그렇게 해주시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아브라함은 4개국 연합군이 전리품으로 챙겼던 모든 재물과 사람들을 데리고 돌아왔습니다. 그 다음이 중요한데요. 아브라함이 돌아왔을 때 멜기세덱이란 사람이 아브라함을 맞습니다. 이 사람은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이었습니다. 제사장이 아브라함을 축복했고 아브라함은 전리품의 십분의 일을 제사장에게 주었습니다. 이것이 ‘십일조’의 시작입니다. 십일조는 율법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아브라함의 자원에 의해 시작된 것입니다”

“그 때 소돔 왕도 함께 맞았는데요, 소돔 왕이 아브라함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합니다. 전리품은 아브라함이 다 가지고 백성만 돌려달라는 것입니다. 전쟁에서 승리하면 패배한 국가에게 어마어마한 배상금을 요구하는 법이죠. 아브라함은 사실 자기 싸움도 아닌데 목숨을 걸고 싸웠으니 대가를 받아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요구하기도 전에 다 주겠다고 하니 얼마나 솔깃한 제안입니까? 조카에게 양보한 복을 이제야 받는 것일까요? 여러분 같으면 어떡하시겠어요?”
“좋을 것 같은데, 글쎄요”
“아브라함은 이 제안을 거절합니다. 실제 들어간 전쟁경비만 받겠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소돔 왕이 준 재물때문에 내가 부자가 되었다는 말을 듣기 싫소’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들과 헤어집니다. 진짜 폼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