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에 사는 70대 비신자 여성과 약속이 잡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링크에 있다.
6월 7일 금요일 오후 3시에 약속을 했는데, 20분 일찍 지하철역에 도착하셨다고 전화가 왔다.
나는 마을버스 타는 곳을 알려드리고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금요일이었지만 날씨가 좋아서인지 버스정류장엔 청사포로 가는 사람들이 많았고, 곧 도착한 버스에도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초면이라 얼굴을 모르기에 어떻게 알아볼까 잠시 걱정하는데,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이 여럿 내렸다.
그러나 금방 서로를 확신하고 첫인사를 할 수 있었다.
그렇게 같이 낮은울타리로 걸어왔다.
어르신은 작은 병음료 세트를 사들고 오셨다.
내가 받아들고 “그냥 오셔도 되는데 이런 걸 사오셨네요.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수박이나 참외를 사오려다가 남자분이 깎아먹기도 그럴 것 같아서 주스를 샀습니다.”
“뭘 그런 것까지 세심하게 생각하십니까? 너무 생각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뭘 하나 하려고 해도 생각을 많이 합니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마음이 편하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남들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까…”
나는 간식도 준비했고, 음료도 권했지만 아무 것도 드시지 않았다.
속이 편하지 않아 외부 음식을 잘 드시지 않는다고 했다.
상담 받는다 생각하고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작된 이야기는 고생스럽고 아쉬움이 많은 한 인생을 담기 시작했다.
속을 잘 드러내지 않고 평생을 살아온 답답함이 이제 마음의 병으로 온 것 같았다.
나는 마음의 아픔의 가장 근본원인이 ‘죄’이며, ‘죄’는 ‘하나님과 격리된 상태’라고 했다.
그걸 해결해 줄 수 있는 건 ‘예수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분에겐 마음의 무거운 짐을 덜어내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제 마음에만 담아두지 마시고 입으로 좀 털어내십시오.”
“그게 잘 안돼요.”
“그걸 도와주시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저를 따라 해보시겠습니까? ‘하나님, 도와주세요.’ 한번 해보세요.”
“하나님, 도와주세요.”
“하나님, 마음을 고쳐주세요.”
“하나님, 마음을 고쳐주세요.”
“하나님, 구원해 주세요.”
“하나님, 구원해 주세요.”
“답답하고 힘들 때 하나님을 불러보십시오.”
하기 싫다고 안하는 사람도 있는데 순순히 따라해주셔서 감사했다.
집에 있으면 너무 답답하고, 우울해서 외출을 하고 취미활동도 하신다고 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가면 다시 우울하고 답답해진다고 한다.
“제가 숙제 하나 내도 되겠습니까?”
“뭔데요?”
“하루를 살다 보면 힘들고 우울한 일이 많지만 그래도 감사한 일, 행복했던 일, 즐거웠던 일이 있지 않겠습니까?”
“별로 없어요.”
“그래서 찾아봐야죠.”
“오늘 목사님 만난거요?”
“오,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오늘 날씨가 좋으니까 외출복을 차려입고 오신 거잖아요? 그러니까 오늘 날씨가 좋은 것도 감사한 일이 될 수 있죠. 이런 식으로 자기 전에 세 가지를 찾아보시라는 겁니다.”
“잊어버리면요?”
“저녁에 주로 뭐하세요?”
“그냥 TV나 유튜브 봅니다.”
“그러면 밤 8시 좀 넘어서 제가 숙제 하라고 카톡을 드리겠습니다.”
시간이 2시간 쯤 흘렀다.
“목사님은 이렇게 하고 상담료를 받습니까?”
“아닙니다.”
“그러면 어떻게 사십니까?”
“아휴, 제가 먹고 사는 것까지 걱정해주시네요. 이렇게 생각이 많으시니 마음이 불편하시죠. 제가 이렇게 하는 걸 필요한 일이라고 여기고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후원을 해주십니다.”
“그러면 다행이네요.”
나는 같이 성경공부를 하실 수 있는 70대 여성분들이 격주로 오신다는 안내를 했다.
어르신은 생각을 해보겠다고 했다.
초면에 내 생계까지 걱정해주시는 분이 많은 생각으로 인한 마음의 짐을 덜고 사실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