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신자와 어떻게 대화하십니까?”

간혹 내게 “비신자와 어떻게 대화하십니까? 대화가 되십니까?”라고 묻는 기독교인이 있다.
목사들이 가장 많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데 어떻게 대화가 되느냐는 것이다.

상대방을 전도의 목적으로 만나면 대화가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상대방은 전도를 받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상대방을 전도의 대상으로 만나지 않는다.
일단 인간 대 인간으로서 만나려고 한다.
비신자인 상대방도 목사를 만나려고 하니 얼마나 부담스럽겠는가.
그러나 내 태도를 보고 적잖이 놀란다.
만남을 마칠 때는 편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그래서 대화가 잘 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마음이 편하다.

오늘도 40대 비신자 남성과 만났다.
자신은 하나님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2시간 반이 넘도록 대화했다.
아마 2시간은 내가 들은 것 같다.

혹자는 “목사가 비신자를 만났으면 복음을 전해야지 왜 복음을 선포하지 않았느냐, 하나님께 관심이 없는 사람을 만났으면 관심을 갖게 만들어야지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렇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아서 그렇다.
지금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주고 싶어서 그렇다.
하나님께 관심도 없는 사람이 오죽하면 입만 열면 하나님 이야기하는 목사에게 자기 사는 이야기를 2시간 동안이나 할까.
그 마음을 헤아려주고 싶어서 그렇다.

돌아와서 나는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한다.
이게 내 스타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