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로 푸는 성경:창세기’는 내가 부산에 내려와서 처음 만나게 된 비신자들과 창세기를 공부한 기록이다.
50장까지 공부를 마치고는 공교롭게도 다들 직업을 갖게 되어 예전처럼 주기적으로 잘 모일 수 없게 되어 아쉬움이 크다.
매일 기도는 하지만 오늘은 오랜만에 그때 함께 공부했던 비신자 중 한 명이 운영하는 카페를 방문했다.
그분은 엄청 반가와하며 지난 주 출시되었다는 신메뉴를 만들어주셨다.
레몬 탄산수에 콜드브루 원액을 넣은 음료였는데, 이름은 ‘탄산콜드브르르루’라고 했다.
책표지와 비슷한 색의 배너 앞에서 음료를 들고 모델인양 사진을 찍었다. 이 여름에 넥타이 차림을 하고 거리에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사람들이 쳐다봤다.
맛은 아련하게 맥콜이 연상됐다.
맛이 너무 오묘해서 호불호가 나뉠 것 같다고 하니 요즘은 이렇게 다양한 맛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당연하다.
교회나 신앙에 대해서도 자신의 취향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말이다.
한 시간 정도 매장에 있으며 여름에 휴가도 못갈 정도로 바쁘게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
계속 주문이 들어와서 깊게 대화할 시간을 얻지 못했다.
하루하루를 바쁘게 사느라 영혼에 대해 생각을 할 여유가 없는 현대인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왔다.
“9월에 또 다른 메뉴 먹으러 오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