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은 교회 안다닙니다”

토요일 오전 다른 교회에서 초신자들을 위한 성경공부를 했다.
점심식사를 하고 치노와 함께 청사포에서 송정 해변을 왕복하는 코스를 달렸다.
구덕포에서 송정 해변으로 넘어가는 지점에서 누군가 “목사님~”하며 불렀다.
기온이 24도까지 올라 반팔과 반바지에 선글라스에 모자까지 쓰고 달리는데 나를 알아보고 부를 정도면 나를 잘 아는 사람이거나 적어도 페친일 것 같다는 생각으로 멈췄다.

멈춰선 곳에는 적어도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부부가 서있었다.
아쉽게도 내가 안면이 없는 분들이었다.
일순 ‘이분들이 나를 어떻게 아시고?’라는 의문이 들었다.
“저를 어떻게 아시는지요?”
“테니스장에서…”
난 일주일에 두 번 테니스 레슨을 받는다.
그러나 일정 때문에 거의 일주일에 한 번 가는 것 같다.
가면 일단 주변 백발을 가진 분들에게 인사를 한다.
사실 시력도 좋지 않은데다 해질녘이라 얼굴을 정확하게 보지도 못하고 인사만 하는 편이다.
당연히 얼굴은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얼른 “아~ 안녕하세요?”라고 웃으며 했지만 사실 기억에 없는 얼굴이었다.

그분이 자기 부인을 향해 말했다.
“최 소장님에게 레슨 받는데, 목사님이셔. 목사님, 이 사람은 OO교회 나갑니다.”
“아~ 어느 교회 목사님이세요?”
“저는 일반 목회를 하지 않고 해외 선교사처럼 비신자를 만나고 성경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남편은 교회 안다닙니다.”
“최 소장님과 똑같네요. 최 소장님도 부인만 교회 다니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비신자들과 성경공부한 내용을 책으로 낸 것이 있는데 그걸 선물해드렸습니다.”
“그런 책이 있습니까?”
“다음에 뵈면 한 권 드리겠습니다. 저를 한눈에 알아보시고 아는 척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화로 푸는 성경:창세기’가 좋은 도구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