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도 어제는 둥지 청소년들과 공부를 하지 못하고 대신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퇴소를 앞둔 아이가 또 비행을 저질러 결국 법원의 처분에 의해 소년원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열흘 뒤면 집으로 갈 아이가 소년원으로 가버린 것이다.
지난 6개월간 성경공부를 하고, 여러 번 식사도 같이하고, 그 아이가 뮤지컬 공연하는 것도 본 나도 이렇게 충격을 받고 서운한데, 센터장 목사님 부부는 오죽하랴.
담당판사님에게 아이를 변호하며 어떻게든 한 가지라도 잘 마무리했다는 기록을 남겨주고 싶었던 센터장 임윤택 목사님과 6개월간은 엄마 역할을 하며 아이들에게 별님이라 불리는 사모님은 그 아이의 짐을 싸서 부모에게 전달해줄 생각에 너무 낙심한 나머지 얼굴이 초췌한 지경이었다.
둥지복음을 시작한 후 퇴소하는 아이가 있으면 일주일 전쯤 내가 퇴소를 축하하며 아이들에게 밥을 샀다.
덕분에 사모님도 저녁 식사 준비를 하루 쉬고 외식을 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어제가 내가 밥을 사주겠다고 한 날이었는데, 주인공은 빠져버렸고 그 사실을 나머지 아이들에게 알리자 분위기가 금방 싸늘해졌다.
그래도 작은 식당에 예약한 걸 취소할 수 없어 예정대로 식사는 진행했다.
나는 목사님 부부와 한 테이블에 앉아 일단 드시고 힘을 내시라고 했고, 사모님은 맥이 풀린 얼굴로 “이런 모습 보여서 죄송합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아이들은 처음엔 우리 테이블의 눈치를 보는 듯했다.
하지만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추가로 주문한 고기도 다 먹고, 된장찌개와 밥까지 깔끔하게 다 먹었다.
이런 일이 생기면 사실 성경공부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안된다.
퇴소가 얼마 남지 않은 아이를 포함해서 다른 아이들이 마음을 다잡도록 이 부분에 대해 특별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젯밤은 새로 입소한 두 아이들의 얼굴만 익히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평소보다 이른 시간인 9시 너머 집으로 돌아오는데 한기가 느껴졌다.
기온이 많이 내려간 때문만은 아니다.
집에서 당도가 높은 과자를 배부르도록 먹었다.
그리곤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나도 속이 많이 상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