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청소년회복센터(센터장 임윤택 목사)에서 나와 성경공부를 했던 한 아이가 두 주 전 퇴소를 했다.
퇴소 후 알바를 하면서 집 생활에 다시 적응 중이라고 들었는데, 사실 이 때가 아이들에겐 또 다른 어려운 시간이라고 한다.
성경공부를 할 때 질문도 많이 하고 대답도 잘하던 아이였기에 격려를 해주고 싶었다.
아침 일찍 서면과 가까운 부산CBS 빌딩에서 (사)부산생명돌봄국민운동 조찬 회의가 있어서 새벽부터 세미 정장 차림을 하고 있었다.
일부러 집에 가서 둥지에서 만나던 편한 차림으로 갈아입고 그 아이가 알바를 한다는 부산시청과 거제역 사이에 있다는 밀면집을 찾아갔다.
시장했지만 일부러 퇴근 시간인 오후 3시에 같이 나오려고 오후 2시 너머에 갔다.
식당에 들어가서 그 아이를 찾으니 뒷편에 앉아 무김치를 버무리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이름을 불렀다.
”OO야~”
고개를 돌려서 나를 봤지만 나라곤 생각을 전혀 못한 것 같다.
조금 있다가 나를 알아보고 활짝 웃으며 “목사님~~”이라고 불렀다.
”어쩐 일이세요?“
”너 보고 싶어서 왔지.“
”진짜요? 헤헤헤!”
“여긴 뭐가 맛있니? 네가 추천해줘.”
“물비빔이 맛있어요.”
“그럼 물비빔 먹을게.”
내게는 매웠지만 맛있게 먹었다.
대신 그 아이의 알바 퇴근 시간에 맞추려고 천천히, 천천히 먹었다.
3시가 되니 일을 정리하고 안으로 들어가더니 가방을 들고 나왔다.
나는 그새 계산을 하고 기다렸다.
“이제 어디 가니?”
“서면에 친구와 약속이 있어요.”
“그래? 밖이 더운데 서면까지 태워줄게.”
“진짜요? 와~”
”앞자리엔 가방이 있으니 뒷자리에 탈래?“
”예.“
”친구 만나면 뭐하니?“
”카페도 가고, 노래방도 가요.“
”PC방은 안 가니?“
”게임을 안 해서 PC방은 안 가요.“
”그렇구나.“
차 안에서 그 아이는 자기가 왜 둥지에 가게 되었는지, 지금 어떤 결심으로 살고 있는지, 뭘 조심하려는지 내게 이야기해줬다.
“그래, 좋은 결심했네. 그대로 잘 지킬 수 있기를 기도할게. 친구와 재밌게 놀아.”
“예, 태워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