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보지 않는 꽃

아파트 외진 화단에 난데없이 흰 꽃이 하나 피었다. 분명 오늘 아침에도 없었는데,내가 못보고 지나쳤을 수도 있다. 꽃은 봐주는 사람 없다고 엉성하게 피는 법이 없다. 자세히 보니 정말 예쁘게 잘 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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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의 검정고시 응시

오늘 막내가 중졸 검정고시에 응시한다. 부산으로 전학하고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자퇴하고 대안학교를 다니는 중이다. 참 좋은 민들레학교를 만나 감사한 것도 있지만 그렇다고 아비로서 미안한 마음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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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님, 수고하십니다”

부산으로 이사오기 전에도 그랬지만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주민들에게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했다. 올 여름엔 더위가 너무 심해 택배기사님들에게도 인사하기 시작했다. 아니, 인사하기로 작정한 게 아니라 이 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며 배달하는 분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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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6kg

대학교 입학 당시 내 체중은 55kg이었다. 26살 결혼 무렵 내 체중은 63kg이었다. 허리 사이즈는 27인치여서 옷을 입어도 태가 나지 않았다. 체중을 불리고 싶었다. 결혼하고 3년 뒤부터 체중이 불기 시작했다. 70kg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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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별회에서 본 샘물

부산에 온 지도 1년 반이 지났다. 수도권에서 20년 넘게 살았으니 부산에는 옛날 친구들 외에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페이스북으로 서로의 소식을 보고 답글을 달다가 오프라인에서 만나게 된 사람들이 있다. 그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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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6)

(1)부터 (6)까지 차례로 읽어 주세요. 지난 주였다. 엘리베이터에서 종량제 쓰레기 봉투를 잔뜩 든 트랜스젠더와 마주쳤다. 나는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고, 그 사람도 “안녕하세요”라고 답했다. 음성이 남자 음성이 아니었다. 음성만 듣거나 뒷모습만 봤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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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5)

(1)부터 (6)까지 차례로 읽어 주세요. 어느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금발 염색을 한 단발머리에 아주 예쁜 몸매를 한 아가씨가 타고 있었다. 나는 평소 하듯 그냥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탔다. 금발의 아가씨도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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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4)

(1)부터 (6)까지 차례로 읽어 주세요. 내가 트랜스젠더와 성경공부를 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 봤다. 일단 지금 나와 성경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싫어할 것 같았다. “목사님이 트랜스젠더와 성경공부를 한다면, 저희들은 목사님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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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3)

(1)부터 (6)까지 차례로 읽어 주세요. 부산에 와서 낮은울타리를 시작하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학창 시절 친구들, 소개를 받은 비신자들도 만나지만, 주변의 경비 아저씨, 청소미화원 아주머니, 동네 어르신들, 상가 직원들, 포장마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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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2)

(1)부터 (6)까지 차례로 읽어 주세요. 2020년 12월 부산으로 이사하고 두 달 정도 지났을 때다. 부산도 체감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많아 몹시 추웠다. 아파트에 도착했는데 1층 엘리베이터에 누가 타고 있었다. 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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