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바느질

2005년 여름에 샀던 반팔 티셔트가 17년의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겨드랑이에 구멍이 났다. 선친이 미국 알라바마 대학에 연구교수로 계실 때 방문해서 기념품으로 산 옷이라 더 애착이 가는 옷이다. 더 입고 싶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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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젊은이는 어딜 가고

형제같은 이경원 목사님이 휴가차 부산을 방문해서 2박3일을 보냈다. 코로나 직전 개척하고도 3년 동안 교회를 자립하도록 성장시킨 연륜이 드러나 참 대단하다 싶기도 하지만, 상흔도 곳곳에 보여 안타깝기도 하다. 광안리 해수욕장을 방문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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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목회의 애로를 나눌 친구

예전 우스운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왕이 한 자리에서 코끼리를 울게 만들고, 앞 발을 들게 만드는 자에게 상을 내린다고 했다고 한다. 여러 사람이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있을 때, 어느 목사가 “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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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값 내는 목사

고등학교 선배와 친구들을 만났다. 친구 2명은 만난지 20년도 더 된 것 같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친구들이라 목사 친구 만나기가 껄끄러웠을 게다. 한 명은 줄담배에 말술을 했었는데 10년 전부터 둘 다 끊었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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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의 증명사진

셋째의 2021년 학생증 증명사진과 2022년 주민증 증명사진이다. 어제 셋째가 “아빠, 내일 뭐하세요?” 물었다. 오늘 증명사진 찍으러 갈 건데 같이 가잔다. 이번 달 드디어 셋째가 주민증을 만들 수 있다. 나보고 사진값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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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림질 단상

난 대학생 때부터 내 셔츠를 다려 입었다. 덕분에 난 유일하게 교복을 입어보지 못한 89학번인데도 셔츠를 빠르게 잘 다린다. 수트를 입을 땐 아주 가끔씩 셔츠 칼라와 V존만 다리는 요령을 피우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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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나의 정체성을 점검하고, 내가 사는 이유를 확인하는 자리. 나의 상태를 가장 솔직히 표현하고, 절망의 늪에서 위로의 빛을 보는 자리. 내 자신이 싫어 밀어내고 싶을 때, 내가 그런 것을 알고도 사랑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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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울타리 2022년 6월

지난 6월 인상적인 만남이 몇 건 있었다. 첫째는 창원지법 소년사건 담당 류기인 부장판사님을 만난 일이다. 경상남도에서 1년에 일어나는 소년사건이 1700건에 달한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는데, 그걸 혼자서 한 달에 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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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이중주차

낮은울타리가 있는 아파트 단지는 주차장이 모자라다. 이사를 들어올 때 관리사무소에서 주차장이 모자라서 개구리주차를 해야하고, 오전 9시 전에 빼야 주차위반 딱지를 받지 않는다고 고지할 정도이다. 낮에는 그래도 빈 자리가 제법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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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부터 켭니다

낮은울타리에 들어오면 내가 목사니까 기도부터 하는 줄 알면 오산이다. 처음 두세 달은 그렇게 했다. 3월 중순 코로나 자가격리를 겪고 나서는 TV부터 켠다. 혼자만의 적막이 싫기 때문이다. 목사가 주님을 의지하지 않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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